KB국민은행2010한국바둑리그를 주도할 각 팀 주장들. 왼쪽부터 김지석(영남일보), 강동윤(한게임), 이창호(넷마블), 목진석(티브로드), 박영훈(포스코켐텍), 박정환(KIXX), 최철한(하이트진로) 허영호(충북건국우유). 신안의 이세돌은 먼저 자리를 뜨는 바람에 기념촬영에 빠졌다. [한국기원 제공]
감독들은 1지명 때는 결정이 거의 노타임이었고 2지명 때도 한국랭킹과 최근 성적 등 미리 준비해 온 자료를 통해 연구가 끝난 듯 빠른 결정을 내렸다. 3지명부터 장고(?)가 거듭됐다. 선수는 예선을 통과한 11명과 랭킹 30위 이내의 기사 중에서 뽑아야 한다. 그동안 한국리그에선 갓 입단한 초단들이 좋은 성적을 보였다. 바로 이 때문에 올해도 신예들이 인기를 모았다.
결정된 9팀의 전력은 도저히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팽팽하다. 팀이 늘어나면서 전력이 더욱 분산된 탓이다. 1, 2장의 파워가 3~5장에 비해 절대 우위에 서게 된 것도 올해의 특징이다. 하지만 전력과 상관 없이 승부는 3~5장 쪽에서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당일의 오더가 어떻게 짜이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됐다. 전략을 수립하는 감독의 역할이 어느 해보다도 중요해진 것이다.
선수 선발식 이모저모
○…이세돌 9단은 지난해 한국리그 불참을 선언했고 그 여파가 휴직사태로까지 이어졌다. 올해 신안은 이상훈 7단을 감독으로 영입하고 미리 다른 팀을 설득하며 지역 출신의 이세돌 영입에 공을 들였다. 이세돌은 저간의 사정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특별히 할 말이 없다”고 짧게 대답했다.
○…KB한국리그 최고령자(57세)인 조훈현 9단은 지난해 한국리그에서 6전6패. 올해는 과연 어느 팀이 뽑아가느냐. 왕년의 황제도 드디어 초속기인 한국리그에서는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4지명이 다 지나도록 조훈현의 이름은 호명되지 않자 응원(?) 나온 두 딸도 초조한 모습. 다행히 4지명 맨 마지막에 충북의 김영환 감독이 ‘조훈현 9단’을 호명했다. 조 9단은 “어린 후배들과 1년간 한국리그에서 동고동락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