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31일 여름휴가' 비난 여론 높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31일 여름휴가' 가 계속 미국민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 4일부터 텍사스 목장에 머물고 있는 그에 대해 '대통령이 쉬어도 너무 쉰다' 는 따가운 시선이 많다는 여론조사가 7일 나올 지경이 됐다.

이날 아침 USA 투데이는 CNN과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도했다. "대통령이 너무 오래 쉰다" 고 답한 이가 55%였고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42%였다.

국민이 신문을 집어든 이른 아침. 부시는 크로퍼드 목장 부근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 첫 샷을 날리려 몸을 풀고 있었다.

기자들이 여론조사를 얘기하자 부시는 이렇게 말했다.

"워싱턴은 좋은 곳이다. 나는 그곳에서 일하고 백악관에서 머무르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도시를 벗어나 교외생활이 필요한 사람이다. "

부시는 자신의 휴가가 휴식과 일을 겸한 '일하는 휴가(working vacation)' 라고 주장했다.

휴식을 취하면서 불법 체류 멕시코인 사면문제를 매듭짓고 중동문제 등 국가안보 현안도 고민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이 이번에 크로퍼드 목장을 찾은 것은 취임 후 벌써 일곱번째로 이번 휴가 한달을 포함하면 모두 2개월이나 목장에 머무르는 것이 된다.

그는 또 주말에는 대통령 전용 별장이 있는 캠프 데이비드를 자주 찾았다.

워싱턴 포스트는 최근 "지난 1월 취임한 그가 전체 집권기간의 42%를 목장이나 휴양지에 있었다" 고 꼬집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휴가 중 해비타트의 집짓기 활동에 참여하고 8개 지역도 방문한다. 그는 국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소중한 시간을 갖게 될 것" 이라고 반박했다.

워싱턴=김진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