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논의 내용] "내수 살리기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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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진념(陳稔)경제부총리가 참석한 6일 민주당 최고위원 간담회의 최대 이슈는 경기 부양이었다.

최고위원들은 "기업 규제를 대폭 줄여 투자 수요를 확충하자" (李仁濟위원), "추가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 (金杞載위원)며 경기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진념 경제팀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았다. "정부측 보고가 너무 낙관적인데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라" (朴相千위원), "낙관론만 펼치다 경제정책에 대한 국민 신뢰도만 떨어진다" (鄭大哲위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평소 경기 부양을 탐탁지 않게 말했던 陳부총리도 "수출이 부진하니 내수라도 진작시켜야 할 것 아니냐" 며 원칙적인 공감의 뜻을 밝혔다.

최근의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회의에선 "경기 침체가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것" 이라는 걱정도 나왔다고 한다.

당정은 이날 협의에서 재정 확대.예산 조기 집행으로 내수를 진작시킨다는 하반기 재정 운용의 기본 골격을 확정했다.

◇ 경기 부양 어디까지 하나=민주당은 경기 부양 정책이라는 단어가 아니라 '제한적 경기 조절 정책' 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강운태(姜雲太)제2정조위원장은 "재정 차입이나 국채 발행 등을 통해 대규모 공공사업을 벌이는 고전적 의미의 경기 부양책을 쓰지 않겠다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그 대신 연간 10조원에 달하는 정부의 예산 불용액을 최소로 줄이고 추경안을 조속히 집행해 실질적인 재정 지출 확대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다.

세제 분야에서도 "세원을 확대하되 세율을 낮춘다" 는 원칙 아래 법인세.소득세 등에 대한 감세 정책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과감한 기업 규제 완화 조치도 이달 중 내놓기로 했다.

경기 부양책에 대한 논란을 의식한 듯 姜위원장은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라도 어느 정도 내수 진작이 불가피하다" 고 강조했다.

◇ "부양책은 근시안적 정책" =한나라당은 기업 규제 완화.감세 정책에 대해선 "그동안 우리가 주장했던 것을 반영했다" 고 평가했다. 반면 재정 지출 확대에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며 반대했다.

김만제(金滿堤)정책위의장은 "예산을 3분기로 앞당겨 쓰는 식의 단기 대책은 근시안적" 이라고 비판했다. 임태희(任太熙)제2정조위원장도 "경기 부양은 민간 주도여야지 정부가 인위적으로 부양하면 일시적인 효과밖에 없을 것" 이라고 주장했다.

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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