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러시아 방문 이모저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이 모스크바에 도착하면서 정상회담의 분위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金위원장 방러의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金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북한의 미사일 개발 및 위성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도 심도있는 논의와 함께 상징적인 방문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우선 북한의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이 순수 평화 목적임을 강조할 계획이다.

한 소식통은 "金위원장이 모스크바에 머무르는 동안 우주연구센터인 흐루니체프 연구소와 인공위성 관련 통제센터인 모스크바 북부 코롤료프를 방문하는 것은 북한의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및 위성 발사가 평화 목적임을 강조하기 위한 것" 이라고 말했다.

즉 미국의 앨 고어 전 부통령 등 국제적인 인사가 방문한 장소를 찾아 러시아의 평화적 우주 이용에 관한 설명과 북한의 이에 대한 관심 표명으로 의혹을 잠재운다는 상징적 방문이라는 설명이다.

○…세르게이 프리호지코 대통령 행정실 부실장은 "북한으로 하여금 어떤 (핵무기)계획을 중단하도록 만들려면 대안을 제시해야 하며 러시아는 이를 제시할 계획" 이라면서 金위원장이 흐루니체프 우주기지(공장)를 방문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金위원장은 흐루니체프 우주센터에서 우주정거장 미르호의 실물 모형과 중형 플로톤.소형 로코타 로켓 조립 장면을 살펴볼 예정이며 연구소측은 특별 기념 영화를 상영할 계획이다.

○…金위원장이 면담할 인사들의 면면이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 가운데 金위원장은 5일 오전 러시아의 2인자격인 겐나디 셀레즈뇨프 하원의장과 면담을 할 예정인 것으로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모스크바에 金위원장 일행의 특별열차가 도착하는 것과 때를 같이해 북한에서 3대의 특별기가 모스크바에 도착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 특별기엔 이번 모스크바 회담에 배석할 다른 인사들과 경호팀 교체 인원 등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金위원장이 3일 오후 도착한 모스크바 야로슬라블역에 이날 오전 폭발물이 설치됐다는 제보가 접수돼 경찰이 긴급 수색작업에 나서는 소동이 빚어졌다.

모스크바 시 경찰국 공보실은 이날 오전 8시 익명의 제보 전화가 있어 경찰이 수색견을 동원, 정밀 수색하는 소동이 벌어졌지만 별다른 이상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金위원장은 2일간 머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현지 조선소 등 기업체를 둘러보고 7일 모스크바에 다시 들러 문화 프로그램을 관람한 뒤 다음날 귀국길에 오른다. 이때 모스크바에서의 숙소는 북한대사관 영내의 별실로 알려졌다. 이후 金위원장의 특별열차는 귀국길에 기술적인 정차를 제외하고는 노보시비르스크에서만 기착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김석환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