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서 내다본 8월 여권 당정쇄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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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이 8.15를 전후한 여권의 권력지도 변화를 예측.분석한 자료를 내놨다. 당 기획위원회가 종합 정리한 것을 권철현(權哲賢)대변인이 29일 소개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휴가 구상도 이게 핵심일 것" 이라며 "이회창(李會昌)총재는 휴가기간에 이런 여권의 움직임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하고 구상할 것" 이라고 權대변인은 설명했다. 한나라당이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한 결과를 이례적으로 공개한 것은 여권의 내부 갈등을 유발해 정국 구상을 흐트러뜨리는 한편 여권의 반응을 짚어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 인적 쇄신 예상=한나라당은 여권의 정국 반전카드 1순위로 '당정 쇄신' 을 예상하고 있다.

權대변인은 "전체적인 국정 운영의 틀을 완전히 바꿀 수 없기 때문에 (金대통령이)국정 쇄신을 단행하지는 않을 것" 이라며 "결국 당과 내각의 인물을 바꾸는 당정 쇄신밖에 길이 없다" 고 당의 분석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김중권 민주당 대표와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는 경질 1순위" 라고 전했다.

金대표는 영남에서 뜨지 않는 지지도를 높이고 당내 대선 후보 경선 이전에 원내에 진출하기 위해 오는 10월 재.보선에 무조건 출마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또 李총리는 자민련이 김종호(金宗鎬)대행 체제를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 후임자 거론=權대변인은 "총리는 민주당의 이인제 최고위원이나 노무현 고문, 또는 제3의 당내 대선 후보 중에서 전격 임명될 가능성이 크다" 고 전망했다.

"6개월 정도 총리 자리에 앉혀 업무수행 능력과 여론의 동향을 주시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후보군이 걸러지는 효과도 있기 때문" 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또 "민주당 대표는 DJ의 동교동 가신 중에서 무난한 인물이 될 것" 이라고 했다.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답방과 관련, 그는 "민주당 한화갑 최고위원의 북한 파견을 계기로 8.15를 전후해 획기적인 메시지를 띄울 가능성이 크다" 며 "이후 우리 사회에 보수와 진보의 논쟁은 한층 가열될 것" 이라고 예상했다.

한나라당 총재실 관계자는 "李총재는 최근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가 갈가리 찢어지고 분열되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며 "여권이 내년 대선을 겨냥해 이런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조성하고 있다는 점도 유의하고 있다" 고 전했다.

이수호 기자

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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