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국세청장 가시돋친 설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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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나라당 박관용(朴寬用)위원장 등 언론자유수호 비상대책위 소속 의원들이 16일 서울 종로구의 국세청을 찾았다. 안정남(安正男)청장을 직접 만나 언론사 세무조사를 따지기 위해서다.

이에 앞서 安청장은 이날 오전 朴위원장 앞으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시점에 국세청을 방문하는 게 적절치 않다" 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으나 한나라당은 방문을 강행했다.

국세청에 도착한 의원들은 安청장과 가시돋친 공방을 벌였다.

◇ "방문 거부 서신 사과해야" ↔ "근거없는 방문이다"

▶박관용=오지 말라는 서신을 보낸 것은 청장이 대단히 큰 실수를 한 것이다.

▶安청장=국세청 입장을 분명히 밝히기 위해 서신을 보냈다. 법에 근거한 공정한 세무조사에 대해 정치적 공세를 펴니까….

▶이원창=사과하지 않으면 국회 차원에서 대응하겠다.

▶安청장=국회에서 문제삼아라. 다만 방문한 이상 물어보는 데는 성실히 답하겠다. 국세청이 이런 방문에 응해야 할 근거나 전례는 없다.

▶정병국=국세청이 전례없는 언론조사를 했으니 전례없는 방문을 한 것 아니냐.

◇ "金회장 부인 주변 계좌 추적했다" =동아일보 김병관 명예회장 부인의 투신 사망 사건과 세무조사의 기준.형평성 문제로 논란이 이어졌다. "투망식 계좌 추적에 따른 결과" 라는 비난도 쏟아졌다.

▶강인섭=金회장 부인의 투신에 대해 국세청은 "무관하다" 고 강변하지만 국세청이 비극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安청장=진심으로 애도를 표하면서 고인의 명복을 빈다. 金회장 사모님의 주변 계좌를 추적한 것은 사실이다.

▶고흥길=23개 전 언론사를 일제히 조사한다는 게 있을 수 있나.

▶安청장=처음에는 16개 정도만 잡았으나 형평성 문제로 7개를 포함시켰다.

이수호 기자

사진=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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