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국이 침공할 세 가지 경우' 방위계획에 담기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일본 정부가 이달 말 개정하는'방위계획 대강(大綱)'에 중국의 자국 침략 시나리오를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도쿄신문이 8일 보도했다.

방위청 산하 '방위력의 바람직한 방향 검토회의'(의장 방위청 장관)는 지난 9월 완성한 최종보고서에서 중국이 일본을 공격할 수 있는 3개의 시나리오를 마련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 보고서는 일본의 중장기 방위정책을 결정하는 방위계획 대강에 반영될 예정이어서 중국 측의 거센 반발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아시아지역 군사 정세를 분석하는 부분에서 "중국이 대만.미국의 대항을 염두에 두고 군사력을 강화, 향후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최대의 군사력을 가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같은 예측을 바탕으로 보고서가 설정한 시나리오는 첫째, 중국이 대만과의 분쟁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대만을 지원하는 경우에 대비해) 일본이 주일미군을 지원할 수 없도록 국지적으로 일본을 공격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둘째,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중국내 비판 여론이 공산당의 지도력을 위협할 정도로 커지면 여론의 방향을 돌리기 위해 이 열도에 무력행사를 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센카쿠열도는 다섯개의 작은 섬과 암초로 이뤄진 무인도군으로, 1895년 일본이 영토로 편입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으나 중국은 자국 영토임을 주장하며 86년부터 항의단이 상륙을 거듭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동중국해 등 해양자원 분쟁에서 일본의 확고한 대응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중국은 해양 권익을 위해 불법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내용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에 대응하는 일본의 구체적 전략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