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유창혁, 춘란배서 설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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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베이징(北京)의 춘란배 세계바둑대회 결승전은 유창혁(사진)9단으로선 3년 만에 갖는 설욕의 무대였다. 유9단은 1998년 LG배 결승에서 일본 최강 왕리청(王立誠)9단에게 2대3으로 역전패한 일이 있었기에 이번에 그 빚을 반드시 갚아야 했다.

유9단은 그러나 22일의 첫판에서 王9단의 유격전술에 말려들어 2백85수만에 6집반을 지고말았다.

24일의 2국에서는 양상이 바뀌었다. 흑의 王9단이 중앙 백을 호시탐탐 노리자 유9단은 중앙을 모두 버리는 유연하고도 날카로운 사석작전으로 3백29수만에 1집반을 이겼다. 2국에서 이겼다고는 하지만 힘겨운 승리였다.

일본의 1인자로 올라선 王9단은 전보다도 뒷심이 강해져 상대하기가 더욱 까다롭게 변해 있었다. 26일 최종국에서 유9단은 의연히 자신의 주무기인 '공격' 으로 나갔고 이것이 먹혀들어 일찌감치 우세를 확보할 수 있었다. 2백23수만에 흑불계승. 멋진 역전승이었다.

한편 22일 함께 벌어진 3, 4위전에서 한국의 조훈현9단은 중국의 왕레이(王磊)9단을 1백83수만에 흑 불계로 꺾고 3위에 올랐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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