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실상 '제로성장' 정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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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도쿄〓오대영 특파원] 일본 정부가 구조개혁이 우선이라며 올해부터 2~3년 동안 사실상 '제로성장' 정책을 펴기로 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가 의장인 경제정책자문회의는 지난 15일 회의를 열고 2003년까지 경제성장률을 0.5% 이내에서 억제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올해 성장률 목표치도 1.7%에서 1% 이내로 낮추기로 했다.

이같은 방침은 디플레(경기부진 속의 물가하락세) 조짐이 뚜렷해진 가운데 고이즈미 총리가 선거공약 대로 ▶부실채권(12조7천억엔 규모)정리와▶기업들의 구조개혁을 강력 추진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도산이 급증해 15만~20만명의 실업자가 추가로 발생, 성장률이 떨어지는 상황을 감수하겠다는 것이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올해 1분기 성장률(전분기 대비)이 마이너스 0.2%로 경기가 이미 후퇴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정부가 이에 개의치 않고 구조조정을 밀어붙인다는 의미" 라고 해석했다.

일본 정부는 구조조정이 완료되면 성장률이 2%대로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얼마 전에 올해 일본의 예상성장률을 1.8%에서 0.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3%에서 1%로 각각 낮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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