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현장 이문제] 청주시 산남 3택지개발지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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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최근 극심한 가뭄에도 충북 청주시 흥덕구 산남동 1.2통 주민들은 관정개발을 못했다. 또 비가 새는 지붕을 비닐로 덮어 놓은 집도 20호에 이르지만 개축에 엄두를 못낸다.

택지개발지구(산남3지구)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또 마을안 길도 포장이 안돼 여간 불편하지 않다.

이에 따라 1백43가구 주민들은 큰길(남부우회도로)건너편에 말끔히 단장된 산남 2지구 아파트단지나 단독주택 단지를 볼 때마다 절로 울화가 치민다.

이곳이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된 것은 1994년3월. 주민들은 올해로 8년째 이처럼 재산권행사에 제약을 받고 있다.

산남3지구는 전체 면적 1백18만5천9백여㎡(35만8천평)로 아파트 6천4백49가구, 단독주택 1천2백78가구 등 총 7천7백27가구가 들어설 계획이다.

토지공사는 당초 96년에 착공키로 했으나 이후 자금사정으로 사업을 미루다 IMF외환위기를 맞은 뒤 몇차례 더 보상약속을 연기해 민원을 사왔다.

현재 토지공사는 시의 도시재정비계획이 새로 수립되고 용적률에 대한 조례가 바뀌어 97년 당시 승인된 개발계획에 대한 변경 절차를 밟고 있다. 토지보상이 이뤄지려면 최소한 6개월이 더 걸릴 전망이다. 사업면적도 10%가량 축소될 예정이다.

토지공사 관계자는 "주민불편은 알지만 2천8백70억원의 예산이 들어가는 사업을 당장 추진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 이라며 "그러나 이르면 연말께 보상에 들어가 내년초 착공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상대책위 이삼규(李三圭.55)위원장은 "토지공사에서 하도 여러 번 사업착수 약속을 어겨 내년에 착공한다 해도 이제는 못믿겠다" 며 "확실하게 신뢰할 만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청주=안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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