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강동우 '더이상 불운은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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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비운의 스타' 에서 '끝내기의 사나이로' .

지난 4월 24일 대구 롯데전에서 끝내기 3점 홈런을 터뜨렸던 강동우(27)가 지난 12일 LG전에서도 6 - 6으로 팽팽히 맞선 연장 10회말 끝내기 만루 홈런을 때리며 부활의 날개를 활짝 폈다.

상대가 LG인데다 LG 김성근 감독이 그에게 만감을 교차시켜 주는 대목이었다.

1998년 10월 LG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 때였다. 그해 단국대를 졸업하고 신인왕 0순위로 꼽힐 만큼 빠른 발과 센스있는 플레이가 돋보였던 강선수는 통한의 부상을 당했다. 이병규의 외야 플라이를 잡기 위해 전력 질주하다 펜스에 부닥쳐 왼쪽 정강이가 부러진 것이다.

이후 2년 동안 재활에 매달렸던 강선수를 팬들은 잊어버리는 듯했다. 강선수도 2년여나 그라운드를 떠날 줄은 예상치 못했다. 마음은 더욱 조급해졌고 눈물이 쏟아지는 날도 많아졌다.

그때 그를 다잡아 준 사람이 지난해 삼성에서 2군 감독을 맡았던 김성근 감독이었다. 김감독은 평일에는 오후 11시까지, 휴일에도 쉬는 시간없이 강동우를 비롯한 2군 선수들을 독려하며 훈련에만 전념케 했다.

"기다려라. 그리고 실력을 쌓아라. 너희들의 재능을 펼칠 수 있을 때까지 더욱 강해져라. "

혹독한 김감독의 훈련 밑에서 강동우는 센스와 빠른 발 이외에 큼지막한 타구를 터뜨릴 수 있는 파워가 붙었다. 무엇보다 고통을 이기는 인내심을 길렀다. 시즌 초반 무조건 선발 출전할 것이라는 주위의 예상과 달리 강동우는 백업 요원으로 머물러 있을 때도 참고 또 기다렸다.

그리고 이제 그는 삼성의 붙박이 1번 타자로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12일 현재 타율 0.317, 출루율 0.392. "내게 쌓인 한(恨)을 팀의 우승으로 풀겠습니다" 는 그의 다짐이 예사롭지 않다.

대구〓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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