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문화재 황혜성씨 "궁중요리 상품화 제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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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시대가 바뀌면 음식도 바뀌어야 해. 집에서 해먹는 요리가 이미 한계점에 달한 만큼 궁중음식도 전통만 고집하지 말고 새 모습으로 일반인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야지. "

'조선왕조 궁중음식' 기능보유자인 인간문화재 황혜성(81.사진)씨. 그가 설립한 사단법인 궁중음식연구원이 올해로 30돌을 맞았다. 그가 본격적으로 궁중음식을 전파하고 나선 지 30년이 흐른 것이다.

맏딸인 한복려 원장에게 연구원을 맡기고 뒤로 물러앉아 있지만 팔순 노인답지 않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말을 이으며 궁중음식의 미래를 제시한다.

"음식만큼 정성이 들어가는 것이 없을 게야. 특히 수라상 음식은 더이상 말할 필요가 없지. 이런 음식을 정성스럽게 포장하면 선물로 안성맞춤이지. " 궁중음식을 선물상품으로 키우자는 말이다.

옆에서 이 말을 듣고 있던 한원장은 "어머니는 일제시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조선왕조의 궁중요리를 돌아가신 한희순 주방상궁으로부터 전수받아 계승한 분" 이라며 "어머니 말씀대로 궁중음식을 표준화.현대화.상품화하는 일은 전수생인 자신들의 몫" 이라고 말했다.

궁중음식연구원은 현재 민간 인증제도를 도입해 한국요리를 분야별로 전문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기능과 이론을 겸비한 요리전문가를 육성해야 한다는 황씨의 뜻에 따른 것이다. 한원장은 이를 발전시켜 한국의 대표적 요리교육기관으로 키운다는 원대한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연구원은 오는 17일 남산 국립극장에서 '2001 황혜성의 미(味)와 미(美)' 란 주제로 개원 30주년 행사와 함께 '열두첩 수라상으로 차린 세월' 이란 제목의 황혜성씨 회고록 출판기념회를 연다. 또 부대행사로 황씨의 제자들이 준비한 '음식으로 만든 선물 전시회' 도 마련한다.

유지상 기자

-간단한 음식선물 만들기-

-간단한 음식선물 만들기-

◇약고추장

▶재료=고추장 1㎏,다진 쇠고기 2백g,꿀 ·마늘 1/2컵씩,잣 2큰술,올리브오일 2큰술,물 1컵,쇠고기 양념(간장 ·다진마늘 ·설탕 1큰술씩,다진 파 2큰술,후춧가루 약간,참기름 1작은술)

▶만드는 법

①다진 쇠고기를 양념한다.

②냄비를 달군 후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다진 마늘을 볶다가 양념한 쇠고기를 넣는다.이 때 나무 젓가락을 여럿 모아 쥐고 볶으면 고기가 뭉치지 않는다.

③쇠고기의 물기가 없어 질 때까지 볶은 후 고추장과 물을 넣고 나무주걱으로 고루 저으며 끓인다.

④쇠고기와 고추장이 잘 어우러지면 꿀을 넣고 잘 섞어 한 번 끓어 오르면 불을 끄고 잣을 넣는다.

◇깻잎김치

▶재료=깻잎 1㎏,생강 ·대파 ·다진 마늘,밤,액젓,간장,고춧가루,설탕 적당량

▶만드는 법

①깻잎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채반에 건져 놓는다.

②물이 빠진 깻잎에 간장과 액젓을 1대1의 비율로 고루 섞어 깻잎이 잠길 정도로 부은 후 3시간 정도 담가 놓는다.

③대파 ·밤 ·생강을 채 썰어 간장 ·액젓 ·설탕 ·고춧가루 ·다진 마늘과 고루 섞어 양념을 만든다.

④깻잎을 건진 후 3∼4장씩 양념을 발라가며 차곡차곡 그릇에 담아 눌러 놓는다.

참고:음식을 선물할 때는 정성껏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래 두고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쉽게 상하지 않는 메뉴로 정한다.포장은 작은 도자기에 담아 한지로 싸면 정갈하면서도 세련된 선물꾸러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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