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드컵 스타] 호주 '션 머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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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8위에 불과한 축구의 변방 호주가 FIFA 랭킹 1, 2위 프랑스와 브라질을 잇따라 잡으며 컨페더레이션스컵 3위에 오른 이변의 중심에는 호주의 '골넣는 수비수' 션 머피(31.잉글랜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사진)가 있었다.

지난 9일 브라질과의 3, 4위전에서 극적인 헤딩 결승골을 터뜨려 자신의 진가를 확인한 머피는 대회 첫 경기인 지난달 30일 멕시코전에서도 헤딩 선제골을 터뜨려 호주의 2 - 0 승리를 이끌었다.

호주가 다섯경기에서 얻은 네골 중 절반인 두골이 그의 머리에서 나왔고, 그 두골은 공교롭게도 호주의 이변을 알린 첫골과 이변을 마무리한 마지막 골이었다.

수비수이면서도 팀내 최다득점 선수이기도 하다. 머피는 컨페더레이션스컵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 철저히 무명에 가까웠다. 1989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와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대표로 출전하며 한때 잘 나갔지만 이후 침체를 거듭했다.

나이 서른이 된 지난해에야 비로소 처음으로 성인팀 국가대표에 뽑혔으나 그 후에도 네드 젤릭.토니 포포비치 등 주전 수비수들에 가려 좀처럼 선발 출장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컨페더레이션스컵 전까지 고작 10경기에 출장해 1골만을 기록, 공교롭게 불행이 겹치는 '머피의 법칙' 은 이름이 같은 그를 따라다니는 듯했다.

이번에도 조별 예선 프랑스전과 일본과의 준결승전 등 비중있는 경기에는 교체 명단에만 이름이 올랐을 뿐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그러나 선발 기용된 경기에서는 맹활약하며 호주 대표팀의 확실한 주전 수비수 자리를 굳혔고 일방적인 공격을 펼치고도 득점에 실패한 브라질에 치욕적인 패배를 안겼다.

1m85㎝.76㎏의 건장한 체격에 빠른 몸놀림과 중앙 수비수.수비형 미드필더 자리를 오가는 폭넓은 수비력을 갖춰 92년부터 잉글랜드 프로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 2부리그 셰필드 유나이티드의 주전 수비수로 올시즌 다섯골을 기록 중이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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