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사랑의 헌혈왕' 원광대 서영학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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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몸이 아픈 이웃을 돕고 자신의 건강도 챙길 수 있고…. 헌혈이야말로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습니다. "

전북 익산시 원광대 학생 서영학(27.컴퓨터공학과 4년)씨는 주위에서 '대학생 헌혈왕' 으로 불린다. 그는 고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헌혈을 모두 57회나 했다.

1회 헌혈량이 5백㏄인 점을 감안하면 그가 지금까지 몸에서 뺀 '사랑의 피' 는 2만8천5백㏄로 성인 남성 몸안에 흐르는 혈액의 5배가 넘는다.

徐씨가 헌혈을 시작한 것은 울산 제일고 2학년 때였다. 처음에는 학교에 헌혈차가 와 의무감에서 했지만 "국내 헌혈만으로는 부족해 외국에서 피까지 수입한다" 는 얘기를 듣고는 두 달에 한 번꼴로 헌혈대에 올랐다.

특히 군에서 제대한 뒤 1999년부터는 익산시 창인동 '헌혈의 집' 에 가 서류작성.청소 등 봉사활동은 물론 간호사들의 뒷바라지까지 하며 적극적으로 성분헌혈을 하고 있다. 혈장만 추출하고 나머지 혈액을 다시 몸속에 집어넣는 성분헌혈을 한 번 하는 데는 30분 정도 걸리며, 2주마다 할 수 있다.

주변 사람들은 울산에 사는 부모와 떨어져 혼자 자취생활을 하고 있는 徐씨가 헌혈을 많이 해 몸이 약해지지 않았을까 염려한다.

하지만 그는 "피는 끊임없이 생성되는 샘물과 같다" 고 강조했다.

그는 "헌혈증서가 1백장이 되면 수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싶다" 며 "졸업 후에도 가능하면 대한적십자사 같은 데 들어가 남을 위해 봉사하고 싶다" 고 말했다.

전주=장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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