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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영국·프랑스 공장 생산 일시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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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도요타자동차가 영국과 프랑스 공장의 생산을 일시 중단한다. 지난해부터 가동률이 떨어져 온 데다 올 들어 리콜 사태로 인해 현지 판매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도요타의 유럽지역 판매량은 지난해 2월보다 20% 줄었다. 도요타는 리콜에 따른 해외 판매 감소분을 연간 10만 대로 보고 있다. 도요타는 이들 공장의 생산 중단 기간 중 새 하이브리드 차 생산을 위한 설비 교체 작업도 할 계획이다.

AFP통신은 26일 도요타가 영국의 버나스턴·더비사이어·디사이드 공장의 가동을 8일간 중단한다고 보도했다. 기간은 이달 29일부터 다음 달 1일, 그리고 다음 달 6일부터 9일까지다. 도요타는 영국에서 연간 28만 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있다.

프랑스 오냉 공장에서도 다음 달 6~9일 생산을 중단한다. 도요타 측은 “리콜에 따른 판매 부진으로 판매 목표를 조정할 필요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영국 공장은 리콜 사태 이전부터 가동률이 70% 수준에 머물러 도요타가 생산 조정을 검토하던 곳이었다. 도요타는 또 영국에서 750명의 직원을 조기 퇴직 형식으로 감원할 방침이다. 인원 감축과 함께 생산 라인 축소도 추진할 계획이다. 유럽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직원별 조업 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워크셰어링)도 유보하기로 했다. 도요타는 영국 외의 유럽 지역 공장에서도 감원 문제를 놓고 노동조합과 협의하고 있다.

이에 앞서 도요타는 이달 중순 미국 켄터키 공장(4일간)과 텍사스 공장(10일간)의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도요타는 생산 감축과 함께 품질 관리 강화에도 나섰다. 도요타는 이날 ‘북미 품질관리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스티브 앤젤로 위원장은 “안전도와 신뢰도를 높이고, 소비자 불만에 대해 즉각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투명성을 강화하고 회사의 운영 방식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혁신 방안의 이행 상황을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사장에게 직보하게 된다.

한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는 이날 “도요타의 급가속 사고로 숨진 사망자 수가 100명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미 고속도로교통안전국 자료와 소비자 신고를 집계한 결과다. LAT는 현재까지 파악된 사망자는 102명이며, 이는 지난 2월 말 미 정부가 집계한 56명의 두 배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존 핸슨 도요타 대변인은 “급가속 문제가 크게 알려지고 나서 이 문제와 관련된 소비자 불만이 증가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모든 소비자불만을 성실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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