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명물 또 하나 떴다… 전시·컨벤션센터 준공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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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부산이 국제적인 전시 및 컨벤션 도시로 발돋움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할 부산전시 ·컨벤션센터(BEXCO)가 준공됐다.

부산전시 ·컨벤션센터는 23일 오후2시 이한동(李漢東)국무총리·안상영(安相英)부산시장 등 관계자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가졌다.

단일 전시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벡스코(BEXCO)는 준공식 이후 첫 전시회인 ‘부산 전자·디지털전시회’를 개막,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BEXCO는 부산에 엄청난 부가가치를 안겨줄 뿐 아니라 ‘굴뚝 없는 산업’ 또는 ‘황금 알을 낳는 산업’으로 불리는 전시 및 컨벤션 산업을 꽃피우는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규모 =부산 해운대구 중동 옛 수영비행장 부지 13만4천6백7㎡에 건립된 벡스코는 전시장 ·컨벤션 ·부대시설로 구성돼 있다.

1층 전문전시장은 가로 2백43m ·세로 1백8m 크기로 국제축구연맹(FIFA)공인 축구장 3개를 합친 것과 같은 면적(2만6천446㎡)이다.

2 ·3층의 중소 전시장(1천8백79㎡)과 야외전시장(1만3천2백23㎡)을 합칠 경우 국내 최대규모의 전시장이다.

전문 전시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기둥이 없는 단층 전시장으로 건립됐으며 천장 높이가 최대 22.5m,바닥하중은 ㎡당 5t으로 중장비 전시도 가능하다.

컨벤션의 경우 1,2층 회의실은 1천5백 명씩,3층 대회의실은 2천8백 명을 수용할 수 있고 8개 국어 동시통역 시스템과 화상회의 시스템 ·최첨단 프레젠테이션 장비를 갖췄다.

특히 글래스홀(Glass Hall)은 벡스코의 명물이다.

컨벤션홀과 전시장 ·사무동을 이어주는 연결 통로인 글래스홀은 갈매기 날개모양을 형상화했다.길이 2백40m,높이 32∼52m로 건물 속의 구름다리 같은 형태를 연상할 수 있다.

전면을 강화유리로 만든 글래스홀은 1백% 자연채광을 이용할 수 있다.

가로 1.1m ,세로 2m 크기의 강화 유리창 2천3백98장이 사용됐으며 총 유리무게는 16만5천4백62㎏이나 된다.

◇경제 효과=벡스코 정해수(鄭海壽)사장은 준공식 인사말에서 “전시·컨벤션산업은 불황을 모르는 유망 산업”이라며 “부산경제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전시 ·컨벤션 행사와 관련해 앞으로 10년간 20만 명의 외국인이 부산을 방문해 3천4백억원의 소비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2010년까지 연관산업에서 1조3천5백억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4만 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벡스코측은 보고 있다.벌써 유치된 행사만도 수십 건에 이른다.

올해는 전시회 22건,컨벤션 13건,이벤트 12건 등 47건이 확정됐으며 21건에 대한 계약이 곧 이뤄질 예정이다.내년 행사도 18건이 유치돼 있다.

벡스코측은 이 같은 추세로 가면 2004년(가동률 30%)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서고 2010년에는 서울 코엑스와 같은 60∼70%의 가동률에 도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빅이벤트도 즐비하다. 오는 12월 1일 월드컵본선 조추첨행사가 이곳에서 열려 세계의 눈이 벡스코로 집중된다.

조 추첨 때는 32개국 축구 스타 등 유명인사들이 대거 참가한다.

벡스코 신재빈(辛在斌)홍보과장은 “조추첨 행사가 전세계로 생중계돼 1백90개 국에 45억 명이 시청하게 된다”며 “벡스코는 이를 계기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시 ·컨벤션센터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제타이어전시회 ·마린위크(해양분야 전문 전시회) ·부산국제모터쇼 ·부산국제신발섬유패션전 등 굵직 굵직한 행사가 연이어 열린다.

◇과제=벡스코는 서울 코엑스와 독일 ·미국 ·일본 등 전시문화가 발달한 나라에 비해 시작이 늦다.앞으로 큰 행사를 얼마나 유치해 낼 수 있을 지가 가장 큰 과제이다.

인프라도 부족하다.국제회의 때 꼭 필요한 동시통역요원은 부산에 1명 뿐이다.1명도 일본어 동시통역사다.

전시장은 초대형으로 지어놓았으나 전시 때 필요한 부스를 설치 ·임대하는 업체는 턱없이 부족하다.

부산의 관련업체들이 가지고 있는 부스를 다 합쳐도 전시장 3분의 1도 못 채우는 실정이다.따라서 아직은 대규모 전시회나 국제회의를 하려면 인력과 장비를 서울에서 유치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글=정용백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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