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선 '뛰는 노동당 기는 보수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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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정권 재창출' 에 성공할 것인가.

광우병.구제역 파동, 잇따른 열차 탈선사고와 홍수 등으로 최근 영국인들의 정부에 대한 불만이 커졌지만 다음달 7일 치를 총선에서 블레어 총리는 무난히 5년의 추가 임기를 보장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판세〓지난 20일 선데이 타임스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은 49%의 지지율로 보수당을 19%포인트 가량 앞섰다.

이코노미스트지의 최근 조사에서도 노동당은 보수당을 54%대 28%로 배 가까이 앞섰다.

당수에 대한 지지율면에서도 노동당의 블레어 총리가 보수당의 윌리엄 헤이그 당수를 크게 앞서고 있다.

BBC방송과 여론조사기관 ICM이 공동으로 지난 15~20일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7%가 블레어 총리를 최적의 총리 후보라고 대답했다.

이 수치는 한달 전보다 3%포인트가 오른 것이었다.

반면 헤이그 보수당 당수는 전달보다 3%포인트 하락한 16%의 지지를 얻었다.

◇ 이슈〓노동당은 지난 집권 4년간의 경제 치적을 앞세워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블레어 총리는 최근 연설 때마다 "실업률과 물가상승률이 1970년대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실업자수는 1백만명 이하로 떨어진데다 3% 가량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고 자랑한다.

이에 대해 보수당은 "세금을 줄여 경제를 더욱 활성화하겠다" 고 장담하고 있다.

또 유럽연합(EU)에 정치.경제적으로 통합되는 것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유권자들을 겨냥해 "노동당이 집권하면 곧 유로화에 가입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국민들의 세금부담이 유럽국가 수준으로 올라간다" 고 주장하고 있다.

판세가 극히 불리하자 보수당은 마거릿 대처 전 총리까지 선거운동에 등장시키며 당의 전통적인 선거 전략인 '색깔론' 을 들고 나왔다.

대처 전 총리가 "블레어 총리는 사회주의자며 노동당이 이번 선거에서 압승하면 그것은 곧 사회주의의 승리" 라고 유세에서 연설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 전망〓최근 존 프레스콧 부총리가 웨일스에서 유세 도중 자신에게 계란을 던진 청년을 주먹으로 때린 사건이 있었지만 노동당은 별 변화가 없었다.

또 BBC방송은 대처 전 총리가 선거전에 가세해도 보수당 지지율이 2%포인트 이상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2주일 동안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보수당의 정권 탈환 꿈이 실현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다.

이상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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