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엔 벌써 짝퉁 아이패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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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미국 애플의 태블릿 PC 아이패드(iPad)의 중국 내 출시를 앞두고 현지에서 짝퉁 아이패드가 나오기 시작했다.

신식시보(信息時報)는 25일 중국 전자제품 짝퉁의 메카인 광둥성 선전(深圳)에서 아이패드 산자이(山寨·짝퉁) 제품들이 시판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올 1월 미국에서 아이패드가 공개되자마자 300~400개에 달하는 선전의 산자이 업체들이 짝퉁 아이패드 제작에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선전의 대표적 전자상가인 화창베이(華强北)에서 팔리고 있는 유사 아이패드 제품들은 정품 아이패드(9.7인치)에 비해 5~10인치로 크기가 다양하고 정품 가격(4500~6000위안)보다 크게 낮은 2000위안(33만원) 안팎에 팔리고 있다.

한 산자이 업체 대표는 “전자시장이 아이패드 태플릿 PC로 재편될 때를 대비해 올 초부터 제품을 연구했다”며 “2주 후면 양산체제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체들은 짝퉁 아이패드의 성능을 정품의 80% 수준까지 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운영체제(OS)는 무료로 제공되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탑재했지만 애플의 독자적인 CPU와 콘텐트는 모방이 어려워 다른 제품을 끼워 제작하고 있다고 선전 현지 신문들은 전했다.

선전의 짝퉁 전자제품 제조업체들은 최근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디자인을 베끼고 여러 중고 부품을 조립해 쏟아 내 산자이 제품끼리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주력 제품인 휴대전화의 이윤이 개당 10위안 안팎으로 주저앉았고, 지난해 붐을 탄 넷북도 한 대 팔아야 100위안(1만6000원)도 제대로 못 건지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시장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고가이기도 한 아이패드 짝퉁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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