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64% "교실 붕괴"·71% "교육부 책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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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고교 교장 세 명 중 두 명은 교실이 이미 붕괴됐다며, 이는 교육인적자원부가 현실성.현장감없는 교육정책을 남발했기 때문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다섯명 중 네명의 교장이 평준화에도 불구하고 학생간 수준차가 커 우열반 편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월간중앙' 이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서울.경기지역 인문고 교장 1백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밝혀졌다. 조사에서 교장들은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96.3%가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했다.

교장의 64.8%는 "교실이 이미 붕괴됐다" 고 진단했으며, 그 책임으로 교육부(71.2%).언론(16.2%).학부모(8.3%).교원(1.9%) 등을 꼽았다.

교장들은 자유 서술을 통해 "교육부가 현장감이 없는 학교 정책을 양산하고 있다" 며 "정부의 획일적인 교원 감축으로 경험이 많고 유능한 교사가 교단을 떠났고, 이 공백을 임시 교사로 메워 학교가 부실해졌다" 고 지적했다.

제7차 교육과정에 대해서는 학교 여건이 전혀 조성돼 있지 않거나(27.8%) 미흡하다(62%)는 부정적인 응답이 대부분이었다. 올해부터 본격화한 수행평가에 대해서도 72.2%가 효과가 없다고 답했다. 교장의 80.7%는 학생간 수준차로 수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우열반을 가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교사들에 대해 교장의 96.3%가 "점점 직업윤리가 약화하고 있다" 고 말했으며, 78.7%는 "학교내 자질이 부족한 교사가 있다" 고 응답해 교사에 대한 깊은 불신을 나타냈다. 교장들이 꼽은 부적절한 교사의 학교별 평균 비율은 8.8%다.

교장들은 이에 따라 학부모들이 교사를 믿고 존경하지 않는다(60.2%)고 보고 있다.

권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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