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H의 현대호 앞날은…] 3. 전자·증권 욕심내 보지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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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현대는 요즘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뿐만 아니라 현대증권의 향방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증권의 경우 지난해 1조2천억원에 이르는 현대투신증권과 현대투신운용의 부실로 인한 자금난을 겪는 과정에서 함께 손을 떼고 미국 AIG그룹의 투자를 유치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AIG와의 협상과정에서 현대투신 등에의 정부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해졌다.

정부는 공적자금이 동원될 경우 대주주인 현대그룹에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이미 정부.채권단은 현대증권 대주주인 현대상선의 증권 지분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대그룹측의 입장은 다르다. 현대 관계자는 "현대상선과 현대투신 등 금융계열사 매각은 별개 문제" 라고 전제, "정부가 현대상선이 보유한 증권 주식을 내놓으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고 말했다.

현대 내부에서는 현대증권의 경영권을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계열분리될 예정인 중공업에 이어 전자.증권마저 빠져나가면 정몽헌 회장 계열 27개 중 현대상선 외에는 당장 돈이 될 만한 기업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는 외자유치를 추진 중인 하이닉스반도체도 경영권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박종섭 사장은 "하이닉스반도체는 이미 미국식 이사회 조직을 중심으로 경영이 되고 있는 만큼 이 사업을 가장 잘 아는 기존 경영진과 경영체제가 유지돼야 한다" 고 말했다.

그러나 국내 차입금(7조3천억원)과 미국 현지법인 부채.미지급금(4조7천억원)등 총 12조원에 이르는 부채를 채권단의 도움이 없이는 감당할 수 없어 현대가 경영권을 끝까지 고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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