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기 왕위전] 서봉수-안영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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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黑 19의 저항으로 난전 접어들어

제2보 (17~29)=국면은 완전히 낯선 길로 접어들었다. 徐9단이 상대가 신형 정석을 써오자 그걸 다시 비틀어 전에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코스로 몰고 간 것이다.

徐9단으로선 이게 오히려 마음이 편했을 것이다. 서로 모르는 길이라면 내심 자신이 있으니까.

安4단이 5분을 생각하고 17 끊자 徐9단도 9분을 숙고한 뒤 18에 마늘모한다. 18은 행마의 맥이며 이 정도로 타협하자는 수다.

'참고도1' 흑1에 이으면 백2로 귀의 실리가 괜찮다.

흑3으로 중앙의 요석이 잡히겠지만 A, B의 활용도 있고 또 선수라서 할 만하다고 본 것이다.

安4단은 그러나 5분 만에 19로 버텨왔다. 19와 20을 하나 응수시켜 놓고 21에 이은 것이다. 이 수순 하나가 결국 이 판을 아수라의 끝없는 혈전으로 몰고가게 된다.

백은 물론 여기서도 '참고도2' 백1로 잡으면 된다.

그러나 이 그림은 '참고도1' 과 달리 귀에 A로 모는 약간의 맛이 있다. 이 맛 때문에 최소한 흑B가 선수가 된다. 패감도 많고 뭔가 깨끗하지 않다.

徐9단은 그건 용납할 수 없다며 22로 끌고나왔고 安4단도 25로 귀를 살렸다.

백이 26으로 끊자 흑도 29로 뾰족히 살려나간다.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난전이다. 끝없는 잔수 대결이 시작된 것이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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