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햇볕이 최선" 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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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대중(金大中) (http://www.cwd.go.kr)대통령은 9일 오후 청와대에서 미 국무부의 리처드 아미티지 부장관 일행을 만났다. 아미티지 부장관이 이날 오후 도착한 직후다. 대개 부처 정책 책임자들과 실무협의가 끝난 뒤 접견하는 관행과 달리 먼저 만난 것이다.

이는 "대북 문제에 대한 金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전달해 실무협의의 방향을 잡아주려는 의욕을 보인 것" 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는 해석했다. 청와대는 이날 접견이 남북관계가 계속 소강상태에 빠지느냐, 아니면 다시 탄력을 받느냐의 또한번의 기로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측은 아미티지 부장관이 한국측 의견을 듣고난 뒤 대북정책의 마지막 손질을 할 예정이다.

이달 하순 한.미.일 3국의 차관보급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회의가 있지만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조율과정" 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金대통령은 지난 3일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예란 페르손 스웨덴 총리에게 2003년까지 미사일 발사 실험 중단 방침을 밝힌 것에 고무돼 있다고 청와대 참모는 전했다. "金위원장의 발언은 미국과 대화하고 싶다는 희망과 기대를 담은 것" 이라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金대통령은 아미티지 부장관에게 이 점을 지적하며 "가능한 한 빨리 대북정책 재검토를 끝내고 북한과 대화를 재개해 달라" 고 요청했다고 이 참모는 전했다.

특히 金대통령은 "한반도의 현실에서 '햇볕정책' 이 최상의 선택" 이라고 거듭 강조했다고 그는 말했다.

미국의 미사일방어(MD)체제에 대해서는 아미티지 부장관의 설명을 듣고 "부시 대통령의 국제 안보 위협에 대한 지도력 발휘를 이해한다는 원칙론에 金대통령은 충실했다" 고 청와대 외교 관계자는 전했다.

김진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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