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장애 딸 남기고… 경찰아빠 과로 순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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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평소 아빠께 사랑한다는 말도 제대로 못했는데 먼저 가시면 어떡해요. "

자신을 업고 등.하교를 시켜주던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에 박수현(17)양은 휠체어에 기댄 채 울기만 했다. 장애딸을 극진히 보살피던 경찰관이 과로로 순직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서울 북부경찰서 신창파출소 소속 박형안(朴炯安.47)경사. 그는 지난달 29일 오후 9시쯤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진 후 사흘 뒤인 2일 밤 숨졌다.

朴경사의 세딸 중 큰딸인 수현양은 선천성 척추 장애1급의 장애아. 노모(88)를 모시는 아내(40)를 대신해 대소변조차 혼자 가리지 못하는 큰딸의 뒤치다꺼리를 도맡아 온 朴경사였다. 야근 당직 근무가 끝난 뒤에도 매일 수현양을 업고 등.하교를 시켰다.

신창파출소 남윤학 소장은 "朴경사는 중요 범인 검거 등으로 20여차례나 상을 받았고 파출소 외근성적도 1위를 차지한 모범 경찰관이었다" 며 안타까워했다.

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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