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아리 37만㎡ 아파트 단지로 바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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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서울 강북구 송천동은 행정 구역상 동(洞) 이름보다 ‘미아동’으로 더 자주 불린다. ‘미아동’은 지번을 따질 때 쓰는 법정동의 이름이다. 2008년 동 통폐합을 하면서 미아1~9동은 삼양동·삼각산동·송천동·송중동으로 나뉘었다. 미아3동만이 행정동으로서 미아동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솔샘(松泉)이 흐르던 미아5동은 이때 송천동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미아삼거리와 삼각산 사이에 위치한 이곳은 1970년대 이촌동 수재민, 청계천 화재난민들이 집단 이주해 오면서 마을이 커졌다.

낡은 연립주택과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 재래시장이 밀집해 있는 이곳의 모습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임계호 서울시 뉴타운사업기획관은 17일 “미아5동 438번지 일대 미아재정비촉진 확장지구 37만3724㎡(약 11만3000평)의 재정비촉진계획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곳에는 2019년까지 평균 용적률 239.4%를 적용받아 최고 높이 35층 등 공동 주택 51개 동에 5953가구가 들어선다. 이 가운데 4114가구는 일반분양되고 813가구는 임대 물량으로 나온다. 서울시는 건물이 삼각산의 경관을 가리지 않도록 지상 4층에서 35층까지 다양한 높이로 배치할 계획이다. 1998년 완공한 성우아파트와 2006년 완공한 동부센트레빌 등 1026가구는 허물지 않고 그대로 둔다.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삼양로·숭인로·솔샘길과 지역을 동서로 관통하는 송천길의 폭은 3∼12m씩 확장된다. 지구의 북서 측 끝에 생기는 경전철역과 남동쪽에 위치한 미아삼거리역은 자전거도로로 연결한다. 승객들은 자전거 보관소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두 역을 오가며 환승할 수 있다. 지구 내에는 공원 6개를 새로 만들어 현재의 6배가 넘는 1만9799㎡의 녹지가 조성된다. 미아삼거리에서 숭인로를 따라 삼각산까지 녹지축을 조성하고 녹지축을 단절하는 삼양로에는 보행연결로를 설치한다. 등산객은 이 녹지축을 이용해 미아삼거리에서 삼각산까지 단절구간 없이 걸어갈 수 있다. 지구 중앙의 송천길 주변에는 유치원과 도서관, 공부방 등이 들어서 교육 중심의 생활도로로 조성된다. 또 중학교 1곳이 신설되고 지은 지 50년이 넘는 송천초등학교는 재정비되며, 여성문화체육센터 등 여성을 위한 공공시설도 들어선다.

박태희 기자

◆‘미아’ 지명 유래=서울시사편찬위원회가 펴낸 서울지명사전에 따르면 두 가지 설(說)이 있다. 하나는 미아7동에 있는 불당곡(佛堂谷)에 미아사(彌阿寺)가 오랫동안 있어 이 절 이름에서 동 이름이 유래됐다는 설이다. 또 하나는 되너미고개(돈암현·敦岩峴)를 일명 미아리고개라고 부르면서 동명이 유래됐다는 설이다. 되너미고개는 정선(鄭<6B5A>)이 그린 ‘도성대지도(都城大地圖)’에 적유현(狄踰峴)으로 기록돼 있는데 청나라 병사들이 넘어온 곳이라는 뜻의 우리말 ‘되너미’를 한자음으로 고친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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