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촌등 지역난방 민영화 후 석달새 38% 인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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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경기도 평촌.산본.중동 신도시와 인천시 부평.계산지역 등 17만여가구 아파트에 난방을 공급하고 있는 LG파워㈜가 이달부터 난방비를 26.8% 인상해 지역주민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방침에 따라 지난해 LG파워가 지역난방공사로부터 사업권을 인수한 곳으로, LG파워측은 지난 1월에도 난방비를 9.13% 올렸었다.

주민들은 지역난방공사가 난방을 맡고 있는 분당.일산신도시 등은 난방비 인상이 안된 점을 들어 공기업 민영화가 주민 부담을 가중시켰다며 '난방비 납부 거부운동' 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 난방비 인상 = 지난해 9월 안양과 부천 등 두곳의 열병합발전소와 지역난방사업권을 인수한 LG파워는 지난달 29일 난방비 인상을 결정, 아파트단지마다 공고문을 붙였다.

인상내역은 계절별로 차등을 둬

▶봄.가을(3~5월, 9~11월)은 기존 M㎈당 34.65원에서 43.93원

▶여름철은 31.19원에서 39.54원

▶겨울철은 36.38원에서 46.12원으로 각각 올랐다.

이에 반해 같은 방식으로 분당과 일산에 난방을 공급하는 지역난방공사는 지난 1월 LG파워와 함께 동률로 인상한 요금을 그대로 받고 있다.

이에 따라 평촌.중동.산본 등의 주민들은 겨울철을 기준으로 24~30평형 아파트의 경우 15만~19만원 가량을 내야 돼 분당.일산주민들보다 부담이 3만~6만원 커졌다.

◇ 주민 반발 = 주민들은 "지역난방 공급을 민간에 넘겨 서비스 개선은커녕 오히려 가계부담만 늘린 꼴" 이라며 정부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동 신도시 입주자대표연합회장 전병하(田炳夏.48)씨는 "3개월 만에 난방비를 무려 38% 가량 인상한 것은 말이 안된다" 며 "인상을 철회할 때까지 평촌.산본주민들과 연대해 반대집회와 서명운동을 벌이겠다" 고 말했다.

◇ 왜 차이가 나나 = LG파워는 한전으로부터 연료비를 받아 전력과 난방열을 생산, 전력은 한전에 납품하고 난방열은 아파트 등에 공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전측이 난방열 생산에 소요되는 연료비를 LG측에 대해서는 지역난방공사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을 적용, 연료비 지급 때 공제하기 때문에 이를 보충하기 위해 주민들의 난방비를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LG측은 "올해 들어서만 1백15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며 "한전측이 난방열 연료비를 지역난방공사 수준으로 낮춰 적용하면 인상률을 재조정할 수 있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전측은 "LG측에 공급하는 가격이 정상이지만 지역난방공사가 공기업인데다 지역난방을 위한 인프라구축 공사를 지원하기 위해 원가에 못미치는 가격에 공급하고 있는 것" 이라고 밝혔다.

안양.부천=정찬민.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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