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라이언 킹' 홈런은 외다리 타법의 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7면

역시 '외다리 타법' 이었다.

'라이언 킹' 이승엽(삼성)이 시즌 개막전 첫 타석에서 2점 홈런을 터뜨려 시즌 첫번째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시즌 초반이면 홈런 갈증에 시달리는 슬로 스타터였던 그로서는 이례적인 일이다. 더구나 시범 12경기에서 홈런을 한개도 치지 못했다.

기분좋게 출발한 그의 홈런은 겨우내 지속된 '타격폼 변신'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는 의미를 띠고 있다.

이선수는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에서 특유의 외다리 타법을 포기하고 오른쪽 다리를 5㎝만 드는 타격 자세로 바꿨다. 변화구에 약하고 한번 슬럼프에 빠지면 길어지는 단점을 보완하려는 의도였다.

효과를 보는 듯싶었다. 시범경기 타율은 0.317이었고 삼진이 눈에 띄게 줄었으며 타구도 좌우로 균형있게 날아갔다. 다만 오른쪽 다리를 높이 들면서 임팩트 순간 힘을 쏟아붓는 강력한 타격 포인트는 사라졌다. 결국 이선수는 시범경기 막판에 이르러서는 슬그머니 예전처럼 다리를 높이 들며 파워를 되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이선수는 "의도적으로 과거 타격폼으로 돌아가려 한 것은 아니지만 치기에 편한 것은 사실" 이라고 말했다. 박흥식 타격코치는 "이승엽의 타격 자세를 좀더 지켜보겠지만 자신감을 회복한 이상 본래의 외다리 타법으로 돌아가는 게 순리라고 본다" 고 밝혔다.

대구〓최민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