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일본대사 만난 한승수 외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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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 로 데라다 데루스케(寺田輝介) 주한 일본대사가 외교통상부로 긴급 초치된 4일 오후 한승수(韓昇洙)장관 접견실에는 냉기가 흘렀다.

韓장관은 굳은 얼굴을 한 채 긴장된 표정의 데라다 대사와 악수를 했다. 불과 1주일여 전 韓장관 취임인사차 들렀을 때와는 분위기가 딴판이었다.

韓장관은 양복 상의에서 준비된 메모를 꺼내 "지난번엔 영어로 했지만 이번엔 한국말로 하겠다" 며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읽어 내려갔다. "인근 국가를 배려해 교과서를 검정했다지만 우리 평가는 다르다" 고 지적하자 데라다 대사는 "엄정하게 검토했다" "교과서와 정부의 역사 인식은 다르다" 며 일본 정부를 두둔했다.

20여분의 짧은 시간. 차(茶)가 준비됐지만 韓장관은 권하지 않았고 데라다 대사도 손을 대지 않았다.

안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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