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세 가뭄에 단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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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요즘 서울.신도시 등 수도권의 아파트 전세시장이 심상찮다. 아직 전반적인 현상은 아니지만 일부 지역의 경우 전세 물건이 모자라면서 값도 뛰고 있다.

특히 설 연휴가 지나 본격적인 집 구하기가 시작되면서 전세를 찾는 발걸음이 늘고 있어 지난해와 같은 전세 대란도 우려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새로 입주할 아파트를 눈여겨 보는 게 좋다. 기존 아파트단지보다는 전세 물건이 많아 상대적으로 값이 싼 데다 새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입주가 임박한 새 아파트는 세입자들의 경쟁이 심해 마음에 들면 일찌감치 점찍어 놓는 게 좋다.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2~3월에 걸쳐 서울과 수도권에서 입주하는 아파트는 9천5백여가구에 이른다.

지역도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다.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이들 아파트 가운데 30~40%가 전세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매물이 모자라는 중소형 아파트가 2천1백여가구나 돼 전세부족의 숨통을 다소 틔워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에서는 12곳에서 3천2백가구가 입주하는 가운데 양천구 신정동의 도개공아파트가 눈에 띈다. 항상 전세물건이 부족한 곳이어서 입주 희망자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21평형이 6천5백만원, 25평형이 7천7백만원으로 매매값의 70%선에 전셋값이 형성돼 있다.

용인시 수지읍 성복리에서는 LG빌리지 1, 2차 1천9백여가구가 쏟아진다. 1998년 분양 당시 많은 인기를 끌었던 아파트다.

전세 수요가 많지 않은 곳인데다 49~91평형의 대형.대규모 단지여서 언제든지 전셋집을 구할 수 있을 것 같다.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매물 부족현상이 예상되므로 상대적으로 물량이 풍부한 입주 예정 아파트가 제격이다. 입주 1~2개월 전부터 전세 물건이 많이 나오고 가격은 입주 2개월 전이 가장 싸다.

입주 예정 아파트는 등기가 돼있지 않지만 주민등록을 이전하고 확정일자를 받은 이후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적용을 받으므로 오히려 기존 아파트보다 안전하다.

기존 아파트는 계약 이후 입주 직전까지 근저당.가등기 등이 설정될 가능성도 있어 의외의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또 요즘 완공되는 아파트는 대부분 분양가 자율화 이후 지은 것이어서 주거 편의성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같은 입지조건에 비슷한 시세라면 기존 아파트보다 새 아파트를 노리는 게 훨씬 유리한 셈이다.

황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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