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의 첫 차, 싸게 탈까? 넓게 탈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5면

생애 첫 차를 사는 소비자들은 무엇보다 경제성을 고려해 가격과 연비를 비롯해 유지비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또 첫 차를 타다가 나중에 다시 팔 생각이 있으면 감가율도 고려해야 한다. 자동차업체들도 고객의 생애 첫 차로 가격과 연비가 우수한 경차·소형차에 할인을 해주면서 신경을 많이 쓴다. 첫 차에 만족하면 향후 자동차를 교체할 때 같은 회사 제품을 사는 경우가 많아서다. <표 참조>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고차는 값이 싸고 운전 미숙에 따른 접촉 사고 부담도 적어 첫 차로 인기다. 중고차 거래업체 SK엔카 최현석 이사는 “첫 차는 값비싼 선택사양이 많은 차보다는 기본적인 사양을 갖춘 차를 사는 게 좋다”고 말했다.

◆경제성·감가율 고려=생애 첫 차로 첫손에 꼽히는 차는 경차다. 구매 가격은 물론 유지비가 적어 경제적이고 주차하거나 운전하기가 편해서다. 취득세·등록세를 면제받고 자동차세도 소형차보다 50% 이상 싸다. GM대우 김상원 차장은 “공영주차장 이용료나 혼잡통행료, 고속도로 통행료의 50% 할인 등 다양한 혜택도 있어 실용성을 추구하는 젊은 층에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경차는 연비도 15㎞/L 이상으로 다른 차들보다 높아 기름값도 적게 든다. GM대우의 마티즈 크리에이티브, 기아자동차의 모닝이 대표적인 경차다. 마티즈 크리에이티브는 동급 최대 크기로 소형차만 하다. 연비는 17㎞/L(자동변속기 기준·이하 동일). 가격은 906만~1089만원. 모닝은 실내 공간의 크기를 결정하는 휠 베이스(축 간 거리)가 길어 다섯 명이 탈 수 있다. 연비는 18㎞/L다. 가격은 839만~1174만원.

소형차와 준중형차도 첫 차로 많이 찾는다. 특히 자녀가 있는 가정이 첫 차를 살 때 선호한다. 현대차의 베르나·클릭·아반떼, 기아차의 쏘울·프라이드, GM대우의 라세티 프리미어, 르노 삼성의 SM3 등이다. 이들 차량의 연비는 13∼15㎞/L로 대부분 1등급이다.

신차를 첫 차로 타다가 팔 계획이라면 감가율(가격이 내리는 정도)도 감안해야 한다. 감가율이 낮으면 중고차로 팔 때 비싸게 팔 수 있다. SK엔카에 따르면 2007년식을 기준으로 모닝(SLX)은 신차 가격(943만원) 대비 2월 현재 중고차 가격 760만원(자동변속기·상급기준)으로 감가율이 19%이고 아반떼HD(S16)는 신차 가격(1495만원) 기준 중고차 값(1180만원)을 고려한 감가율이 21%다.


◆중고차와 수입차=중고차는 정해진 예산에서 차량 선택의 폭이 넓다. 신차에 비해 값이 쌀 뿐 아니라 차 값에 따라 내는 각종 세금 등도 낮다. 중고차는 연식·색상·옵션·차량 상태 등에 따라 가격이 크게 달라지므로 예산에 맞춰 구매하면 된다.

일반적으로 흰색 또는 은색에 3년 무사고 차량이 인기가 높다. 중고차를 살 때는 예산의 90%를 구입 비용으로 쓰고, 나머지 10%는 추후 부품 교체 비용으로 사용하는 게 좋다. 신차 시장에서 만날 수 없는 기아 비스토, 현대 아토스와 같은 경차도 고를 수 있다.

어느 정도 예산에 여유가 있으면 준중형차·중형차를 선택하는 것도 좋다. 첫 차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는 차량은 현대 아반떼와 르노삼성의 SM3다. 1500만원 내외의 가격대인 NF쏘나타와 SM5도 많이 찾는다. 감가율이 상대적으로 큰 GM대우 토스카 같은 차를 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가격은 준중형차와 비슷하지만 편의장치는 훨씬 앞선다. 중고차를 오래 타다가 신차를 살 새내기라면 고려해 볼 만하다는 게 중고차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최근엔 국산 신차 가격으로 살 수 있는 2000만원대의 수입 중고차도 인기다. 남들과 다른 차를 타고 싶어하는 욕구와 앞선 디자인, 브랜드 인지도 때문이다. 폴크스바겐의 골프, 혼다의 시빅, 볼보의 C30, 미니 등이다.


염태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