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퇴임후 뭐할까 '행복한 고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미국의 새 대통령 조지 W 부시가 취임하는 내년 1월 20일. 아직도 한창 나이인 55세의 전직 대통령 빌 클린턴은 백악관을 나서 새 인생을 향해 출발하게 된다.

미래에 무슨 지뢰가 숨어 있을지 알 수 없지만 현재로선 그의 앞길은 보랏빛으로 보인다.

66%까지 치솟은 지지율, 백악관 8년의 스트레스에도 끄떡없는 체력, 그의 대뇌에 축적된 세계 현대사의 최고급 비밀들, 화려한 정치인 생활을 시작하는 부인 힐러리…. 그를 둘러싼 모든 조건이 풍요롭다.

퇴임 후 로버트 레이 특별검사가 모니카 르윈스키 스캔들과 관련한 위증.사법방해 혐의로 그를 기소할지 여부가 남아 있지만 압도적인 여론은 기소에 반대하고 있다.

측근들이 언론에 귀띔한 바에 따르면 클린턴은 뉴욕 맨해튼에 사무실을 내고 강연.강의.국제시사 논평 등 활동을 벌일 것 같다.

새 인생의 본부를 맨해튼으로 정한 것은 뉴욕주 연방상원의원이 된 부인 힐러리와 뉴욕에서 같이 지내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클린턴은 고향 아칸소주 리틀록에 세워지고 있는 자신의 대통령 기념관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지만 실제로 리틀록에 머무는 시간은 적을 것이라고 측근들은 말한다.

클린턴은 대학총장이나 법률.투자회사 회장 같은 풀타임 직책에 얽매이는 것은 원치 않는다고 한다.

그가 하버드 대학이나 자신이 로즈 장학생으로 공부했던 영국 옥스퍼드대학 총장을 맡을 것이란 추측이 있지만 그의 취향과는 어울리지 않는다.

측근들은 클린턴이 TV쇼 사회자를 맡거나 뉴욕시장 같은 선거직에 도전할 것이란 소문에 관해선 손을 내젓는다.

클린턴이 TV에 출연하는 일이 있겠지만 그는 가벼운 토크쇼 같은 프로보다 공영TV의 수준높은 시사분석 프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의 새 인생은 재정적으로도 풍요로울 것 같다. 강연료는 역대 최고 기록을 깰 수 있으며 회고록도 거액이 보장될 전망이다.

워싱턴=김진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