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탄핵안 '표결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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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회는 17일 본회의를 열고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신승남(愼承男)대검차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처리하려 했으나 상정에 반대하는 민주당과 표결을 요구하는 한나라당간의 몸싸움으로 정회 도중 자정을 넘겨 자동유회됐다.

이날 오후 11시 이만섭(李萬燮)의장은 사회분야 대정부질문을 마치고 "의사일정을 추가한다" 고 탄핵안 상정방침을 밝히고 기표소 설치를 위해 잠시 정회를 선포했다.

그러나 의사국은 "명시적으로 탄핵안을 상정한다고 말하지 않아 직권상정되지 않은 상태" 라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여야가 휴회결의를 하지 않아 본회의는 토요일인 18일 오전 10시에 자동으로 열리며 탄핵안의 상정과 표결 여부를 둘러싼 여야의 대치는 계속될 전망이다.

탄핵안 처리시한은 18일 오후 10시23분이다.

유회에 앞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표결을 요구하며 대기했고 자민련 강창희.정우택.김학원.이완구.정진석.이재선 의원 등 10여명은 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본회의장에 들어갔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회 도중 의장실로 몰려가 李의장에게 사회를 볼 것을 요구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李의장의 본회의 사회를 원천봉쇄해 양측이 몸싸움을 벌였다.

향후 의사일정 조정문제에 대해 李의장은 "18일 오전 9시 운영위에서 여야가 합의토록 하겠다" 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이날 네차례 의원총회를 소집하는 등 시간끌기 작전을 폈고,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탄핵안 처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적자금 추가 조성안 처리 등에 협조하지 않을 것" 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유회 후 농성에 들어갔다.

이어 열린 총무협상에서 한나라당은 李의장에게 "탄핵안 상정과 즉각 표결처리를 하거나 사회권을 홍사덕(洪思德)부의장에게 넘길 것" 을 요구했다.

반면 민주당은 "탄핵안 자체가 법적 근거가 없는 원천무효" 라며 '상정불가' 방침을 고수했다.

이양수.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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