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옵션만기일… 주가 요동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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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오는 9일 옵션 만기일을 앞두고 지수가 큰 폭으로 출렁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증권.투신 등 기관이 지수가 떨어질 경우 이익을 보는 콜 옵션 매도에 주력하고 있는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지수 상승 때 수익을 내는 콜 옵션 매수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선물 지수를 끌어올려 시세 차익을 내려는 외국인과 큰 폭의 지수 상승을 막으려는 기관과의 '고래 싸움' 이 예상됨에 따라 9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의 지수 관련주 매매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 기관 콜옵션 매도에 치중〓증권사들의 콜옵션 매도 물량은 지난 6일 장 마감 기준으로 유례없이 67만여 계약에 달했다.

투신권 역시 콜 매도가 4만5천계약에 불과하지만 이날 선물을 4천계약 이상 순매도하며 지수 상승을 억제했던 점에 비춰 감춰둔 물량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들이 콜옵션 매도 포지션을 취한 것은 기업 퇴출 발표 이후 주가가 내리거나 기술적 반등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퇴출발표 이후에도 주가는 의외로 탄탄한 흐름을 보이며 빠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기관들은 옵션 만기일까지 주가가 내려주거나 최소한 오르지 않아야 유리한 입장이 됐다.

기관들은 실제 7일에도 지수가 내리면 관망하고 약간 상승하면 곧바로 선물을 매도하는 등 지수 상승을 달가워하지 않는 매매 행태를 보였다.

만약 8일과 9일 지수가 급등세를 보일 경우, 기관들은 현물을 내다 팔아서라도 선물에서의 손실을 만회할 필요가 생기게 된다.

실제 지난 6월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에는 오후 들어 기관들의 현물 매물이 쇄도하며 지수가 40포인트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삼성증권 김지영 투자정보팀장은 "기관들의 콜 매도 상당부분이 현.선물과 옵션을 연계한 복잡한 차익거래의 일부이기 때문에 주가 급등으로 인한 손실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을 것" 이라며 "하지만 만기일에는 결국 현물을 정리해야 하기 때문에 주가를 부추기는 데는 부담이 된다" 고 말했다.

◇ 외국인 단타도 변동성 키워〓외국인의 선물 단타도 옵션 만기일을 앞둔 시장의 불안요인이다.

7일 외국인은 오전장 4백계약을 순매도했다가 순매수하던 개인들이 순매도로 돌며 따라 사자 오후 들어 전매를 해 순매수로 돌아섰다.

6일에도 외국인은 장 초반 대량의 선물 매수로 1천9백여억원에 달하는 프로그램 매수를 유발하며 지수를 30포인트 가까이 끌어올렸다.

그러나 그 직후 개인투자가들이 추격 매수하자 장 종료 직전 갑자기 3천계약 이상을 전매, 5백억원 이상의 프로그램 매물을 내놓으며 지수 급락을 불러왔다.

외국인들은 지난주까지 지수가 올라야 유리한 콜옵션 매수 물량을 6만계약 이상 쌓아왔기 때문에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수를 끌어올리려 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동원증권 정동희 책임연구원은 "기관과 반대로 콜 옵션을 적극적으로 사고 있는 외국인이 투기적 매매로 변동성을 키우고 있어 옵션 만기 직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며 "선물의 급변동에 따라 현물시장 역시 급등락 가능성이 상존해 지수 관련주를 건드리기엔 부담이 크다" 고 지적했다.

나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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