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육상의 요람’ 실내경기장·아카데미 첫 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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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9일 대구시 삼덕동에서 열린 육상진흥센터 기공식 모습. 육상진흥센터(조감도)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직전인 내년 6월 완공될 예정이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 수성구 삼덕동 대구스타디움 서쪽 공터. 지난달 29일 야산 자락인 이곳에 공사 시작을 알리는 오색의 연기가 피어올랐다. 육상진흥센터 기공식이 열린 것이다. 행사에는 김범일 대구시장과 박정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집행이사, 대한육상경기연맹 김종운 상근부회장 등 육상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대구를 ‘육상의 메카’로 만들 육상진흥센터 건립이 시작됐다.

육상진흥센터는 대구시가 IAAF에 약속한 시설이다. 시는 2007년 3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 당시 “육상전용시설을 만들어 ‘육상 꿈나무’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육상전용 경기시설을 짓는 것은 카타르 도하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다.

육상진흥센터는 대구스타디움과 대구미술관 사이 2만7040㎡에 실내육상경기장과 육상아카데미로 나눠 건립된다. 지상 4층에 전체면적 2만686㎡다. 사업비로 639억원이 투입된다. 실내에 200m 트랙 6레인과 5000석의 관람석이 설치된다. 냉·난방시설을 갖춰 계절이나 기상에 관계없이 경기를 할 수 있다. 트레이닝장과 스포츠의·과학센터, 미디어 룸, 사무실도 설치된다. 실내육상경기장 옆에는 육상아카데미 건물이 세워진다. 50실(100명 수용) 규모의 선수 숙소와 5개의 강의실을 갖추게 된다. 2011년 6월 말 완공될 예정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건물 외관이다.

실내경기장과 육상아카데미 건물이 컴퓨터 마우스 모양(‘V’자 형태)으로 설계돼 있다. 미래의 대구 모습을 상징할 ‘역동성’과 ‘승리’(Victory의 머리글자)를 뜻한다고 한다. 지붕은 빛이 투과하고 자연 환기도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쾌적한 환경에서 경기를 치르거나 관람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야외에는 숲길 산책로와 야외공연장과 광장 등이 설치돼 시민의 휴식공간으로 개방된다.

건물 공사는 삼성물산과 화성산업·서한·인터불고건설이 맡는다.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하는 턴키(Turn-key) 방식으로 건립한다.

육상아카데미는 선수 양성의 요람 역할을 한다. 국가대표 육상 선수들이 이곳에 머물며 각종 국제 경기를 준비한다. 초등생과 청소년 유망주들을 지도하는 ‘육상 꿈나무 교실’도 마련된다. 또 심판요원 양성과정도 개설된다. 이는 육상 기반 구축을 위해 필수적인 부분이다. 국가 대표 선수, 어린이 선수, 심판 등을 동시에 양성하는 ‘육상의 사관학교’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육상경기대회도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지원단 김재근 육상진흥담당은 “이 시설이 대구를 세계적인 실내육상의 요람으로 만들 것”이라며 “시설의 명성에 걸맞은 육상진흥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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