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대상 기업 이모저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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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퇴출대상 기업이 집중된 건설업계는 초상집 분위기다. 또 일부 건설업체는 퇴출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청산 대상에 포함된 일성건설은 법정관리 중인 회사에 대해 외부에서 퇴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금융감독위원회나 은행단을 상대로 소송을 내기로 했다.

일성건설 관계자는 "올 상반기 2천3백억원의 흑자를 냈고 법원도 정리계획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평가한 만큼 청산 대상이 될 수 없다" 고 주장했다.

주택사업체 중 한때 상위권이었던 우성건설 직원들은 "이번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 면서도 "한일그룹에 인수될뻔 했다가 무산된 것이 이런 결과를 낳았다" 며 아쉬워했다.

경남지역 최대 주택업체인 대동주택은 크게 당황해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4월 화의로 들어간 뒤 직원을 60%나 감원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기 때문에 채권단도 자생력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런 결정이 내려졌다" 고 말했다.

○…삼성상용차의 퇴출로 자동차 사업에 종지부를 찍게 된 삼성은 퇴출 명단에 관계사가 포함돼 '불패신화' 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으나 부실 기업을 외부(채권단)의 힘으로 정리하게 돼 안도하는 분위기.

그러나 대구지역에서는 삼성상용차 근로자 1천3백여명이 일자리를 잃고 수백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들의 연쇄부도가 우려되는 등 큰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협력업체 가운데 상당수 단독 협력공장들은 공장이 폐쇄될 경우 당장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한편 르노에 매각, 서류상 회사로만 남았던 삼성자동차도 이날 퇴출 명단에 들었는데 르노삼성차는 퇴출 명단에 낀 삼성자동차가 자신들과 혼동될 소지가 있다며 해명 자료를 냈다.

○…대부분 대상 기업들은 "이미 예상했던 일" 이라며 담담해 했다.

매각 판정을 받은 고합과 합병 대상으로 분류된 ㈜갑을.갑을방적은 "이미 자구계획에 따라 추진해오던 것" 이라고 말했다.

종이박스 원료지를 생산하는 양영제지는 1998년 1차 퇴출 대상에 포함된 뒤 경매를 통해 매각됐으며 상호도 두림제지로 바뀌었다.

이번 퇴출은 따라서 양영제지라는 이름만 남은 회사를 정리하는 셈이다.

○…피어리스는 98년 초 워크아웃 이후 직원을 1천명에서 4백명으로 줄이고 지방 사옥을 매각하는 등 자구노력을 해왔는데도 퇴출로 결정되자 허탈해했다.

산업부.전국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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