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이슈] "6·25 북한 민간인 희생자 28만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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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28만2천명' .

구(舊) 소련의 문서를 토대로 뽑아낸, 한국전쟁 당시 북한 민간인 희생자수다. 미국의 브루스 커밍스.존 할리데이의 '한국전쟁의 전개과정' (1989년)에서 밝힌 민간인 희생자 2백만명(군인은 50만명)이상 주장보다는 훨씬 적은 숫자다.

일본의 와다 하루키(和田春樹)는 '한국전쟁' (99년)에서 전쟁 기간 중 북한의 인구감소는 전체의 28.4%인 2백72만명이라 추정했다.

이와 비교해 28만여명은 턱없이 적은 숫자여서 학계에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새로운 주장을 하고 나선 사람은 역사문제연구소 이신철(성균관대 강사) 연구원이다. 이씨는 최근에 입수한 구소련 외무성 문서 '1953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인민경제 현황 개관' '1950~53년 전쟁기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인민경제의 총손실 규모' 를 면밀히 검토한 결과 이런 결론을 얻었다.

왜 이처럼 기존 연구자와 큰 차이를 보이는가. 이에 대해 이씨는 "기존의 연구서는 월남한 사람이나 중국 등 주변국으로 이주한 사람, 군사분계선 획정 후 남한땅에 편입된 지역의 사람 등을 망라해 희생자수로 계산했기 때문" 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씨는 산업피해의 실태도 소개했다. 전쟁으로 인한 피해액을 당시 돈으로 약 4천2백억원. 개인의 피해액(1천7백억원)이 국가의 피해액(2천3백억원)의 반을 넘을 정도로 개인의 피해가 심각했다고 이씨는 주장했다.

이씨는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 '전쟁피해와 북조선사회의 변화' 를 4일 서울 성균관대 경영관에서 열리는 역사문제연구소 주최 '한국전쟁은 민중에게 무엇이었나' 심포지엄에서 발표한다. 02-3672-4191~2.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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