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골재 업체 인선ENT '폐콘크리트 재활용 기술' 상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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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경기도 고양시 일산 신도시의 인선ENT㈜의 본사 건물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 처음으로 '순환골재'(재생골재)를 이용해 지어진 곳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숲속에 있는 이 건물의 준공식 때는 환경부 장관도 참석했다.

재생골재는 폐콘크리트의 파쇄 공정을 거쳐 생산된다. 물속에서 특수 스크루로 고속 회전을 시켜 시멘트 등의 불순물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기술은 인선ENT가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재생골재 연구가 활발한 외국에서도 아직 상용화되지 못한 기술이다. 재생골재는 천연골재에 비해 강도에서 전혀 차이가 없으면서도 값은 천연골재의 70%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인선ENT의 재생골재는 인천국제공항 증설 등에 쓰였다.

이 회사 오종택(44)대표는 엄청난 양의 건축 폐기물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묻혀버리는 것을 보고 이 기술 개발에 나섰다. 오 대표는 "1년여에 걸쳐 설비를 만드는 동안 당초 설계의 대부분을 고칠 정도로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선ENT의 재생골재 사업은 아직은 초보 단계다. 지난해 390억원의 매출 중 재생골재로 올린 매출은 7억원에 불과하다. 매출의 대부분은 건축 폐기물 수집과 운반사업 등에서 올렸다.

오 대표는 그러나 "재생골재를 이용하면 자연환경을 그만큼 보호할 수 있다"며 재생골재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재생골재 의무화 법안의 시행령이 발효되는 내년에는 재생골재 사업이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오 대표는 기대하고 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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