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광객들 뭘 원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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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중국인들이 한국 관광에서 가장 중시하는 건 쇼핑이었다.

한국관광공사의 ‘2009년 중국인 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300명 중 64%(중복 응답)가 쇼핑을 한국 여행의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이어 자연경관 감상(57%), 한류 체험(32%), 역사·문화 유적 탐방(23%) 등 순이었다.

응답자는 여행 기간 중 평균 6656위안(약 113만원)을 쇼핑에 쓴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인들이 한국을 찾을 때 여행사에 지불하는 관광상품 금액은 평균 4005위안. 관광상품 값보다 많은 돈을 쇼핑에 쏟아붓는다는 얘기다.

주요 쇼핑 품목으로는 ‘화장품·향수’ 비율이 75%로 단연 높았다. 인삼(41%)·의류(29%)·담배(22%) 등도 중국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쇼핑할 때 불편사항이 무엇이냐는 질문엔 ‘언어소통’(75%)이 단연 많았다. 이어 ‘안내표지판 부족’(25%), ‘상점 문 닫는 시간이 너무 이르다’(18%), ‘품목이 다양하지 않다’(12%) 순이었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여행 기간 평균 예닐곱 차례 쇼핑센터를 들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품 구입 때 고려사항으로 한국의 이미지가 78%로 가장 많았다. 이에 비해 상품 가격이라는 응답은 52%에 불과했다. 응답자들은 대체로 ‘한국 상품은 중국 상품보다 믿을 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 이미지’를 잘 관리해야 하는 까닭이다.

체류 기간은 평균 ‘3.9박’으로, ‘4박’의 비율이 전체의 73%를 차지했다. 인상에 남는 관광지로는 제주도 성산일출봉이 54.3%로 가장 많았고, 서울 명동과 동대문시장·롯데월드, 경기도 파주 판문점·용인 민속촌 등 순이었다.

관광상품의 가격에 따라 반응이 달랐다. 저가상품 여행객은 다른 모집단보다 물가가 비싸다는 응답이 많았다. 또 쇼핑 비중이 비교적 높았다. 중가 상품 여행객들은 불평이 가장 많았다. 특히 음식·숙박 불만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고가상품 여행객들은 만족도가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다양한 음식을 접하고 유적지 관광이나 쇼핑보다는 의사소통과 외국인에 대한 서비스 등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한국 여행 때 불편한 점으로는 ‘중국어 안내표지판이 없다’(54%), ‘음식’(34%), ‘물가가 비싸다’(25%), ‘교통 혼잡’(12%) 등이었다. 음식이 불편한데 대해 구체적으로 물었더니 41%는 ‘맛이 없었다’고 답했다. 점원과의 의사소통 부재, 메뉴판 부재, 음식 종류와 가격 등도 지적 사항이었다. 한국 여행의 좋은 기억으론 ‘친절하다’(63%), ‘거리가 깨끗하다’(56%), ‘쇼핑하기가 좋다’(45%), ‘자연경관이 아름답다’(44%) 등을 꼽았다.

신경진 중국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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