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리스로 가볍게 차 뽑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5면

경기침체와 고유가가 계속되면서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서민들은 목돈을 들여 자동차를 사기가 쉽지 않다. 이런 부담을 줄이고 2~3년마다 새 차를 사용할 수 있는 자동차 금융상품인 오토리스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오토리스는 리스를 제공하는 금융사가 고객이 원하는 차량을 대신 구매하고 고객은 매월 일정액의 사용료를 지급하면서 계약기간 동안 차를 빌려 타는 금융상품이다.

리스 기간이 끝나면 차량을 반납하거나 완전 구매 또는 재리스를 할 수 있다. 특히 '메인터넌스 오토리스'는 차량의 등록부터 보험.정비 등 유지 관리를 모두 리스사에서 대행해 줘 편리하다.

오토리스는 차량 구입비를 매달 나눠낸다는 점에서 할부금융과 비슷하지만 취득세.등록세 등을 리스사가 부담해 초기비용이 적게 들어간다. 미국에서는 전체 차량의 38%가 리스로 출고될 만큼 일반화돼 있다. 리스 이용료는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에게 비용으로 처리돼 절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국내 오토리스 비중은 현재 전체 자동차 시장의 10%에 이른다. 시장 규모는 2001년 1622억원, 2002년 6635억원, 2003년 1조844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7963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리스 차량의 경우 소유주가 리스사여서 소비자보호법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 밖에 카드사와 캐피탈사들은 최근 국내 자동차 메이커들과 제휴해 다양한 할부 금융상품을 내놓고 있다. 매달 원금과 이자를 동일한 비율로 내는 전통적인 자동차 할부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여유자금이 있을 때 수시로 상환할 수 있는 상품들도 나오고 있다.

현재 판매되는 자동차 할부금융상품으로는 ▶매월 정액 할부▶자유 상환 할부▶원금 유예 할부▶1년 거치 후납 할부▶일체 비용 할부 등을 꼽을 수 있다. 자유 상환 할부는 매월 이자만 납부하고 대출 원금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만큼 상환하는 제도이며, 일체 비용 할부는 차량 구입에 필요한 부대비용(취득세.등록세.보험 등)까지 대출해 주는 상품이다. 원리금 균등분할 방식의 경우 일정 급여를 받는 직장인들에게 적합하고, 수시 상환 상품은 자영업자에게 유리하다.

이 외에 카드사와 자동차 업체가 함께 내놓은 오토포인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차를 싸게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다. 고객이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사용 금액의 일정 비율이 적립돼 나중에 현금처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 고창호 부장은 "다양한 상품이 나온 만큼 전문가와 상담하거나 금융사의 홈페이지 등에서 정보를 꼼꼼히 따져본 뒤 자기에게 맞는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익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