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올림픽]축구, 8강 불씨 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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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한국이 17일 벌어진 모로코와의 축구 B조 예선 둘째 경기에서 이천수가 페널티킥 찬스에서 힘겹게 뽑아낸 결승골에 힘입어 1 - 0으로 승리, 8강 꿈을 가까스로 지켜냈다.

김도훈이 모로코 수비수 아크람 루마니의 파울로 얻어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이천수의 슈팅은 골키퍼 타리크 엘자르무닉의 선방에 걸렸다.

그러나 이는 튀어나온 볼을 침착하게 차넣어 한국의 대회 첫 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같은 시간 칠레에 1 - 3으로 패한 스페인과 함께 1승1패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 20일 오후 6시 벌어지는 칠레와의 예선 3차전에서 4골차 이상 승리할 경우 무조건 8강에 진출할 수 있으나 칠레의 전력을 감안할 때 대승은 기대하기 힘들다.

승리하긴 했지만 아쉬운 경기였다.

얼마든지 골을 추가할 기회가 있었지만 운도, 기량도 받쳐주지 않았다.

후반 로스타임에는 교체멤버 김도균이 상대 골키퍼와 맞선 가운데 날린 슈팅마저 골문을 외면했다.

경기 초반부터 한국의 플레이는 분명 스페인전과 달랐다.

공격적이었으며 초반 골만 뽑아냈다면 대량 득점도 가능했을 정도로 우세한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수차례 찾아든 찬스를 골 결정력 부족으로 번번이 날려버렸다.

전반 22분과 36, 40분 잇따라 문전 프리킥을 얻었을 때 킥에 능한 고종수가 없었다.

김도훈이 정면 골찬스를 얻고도 골대를 넘기고 무수한 패스 미스와 실책으로 기회를 무산시키자 와일드 카드로 뽑은 노장 선수에 대한 실망감이 응원석을 뒤덮었다.

전반을 0 - 0으로 마치고 라커룸으로 향하는 한국 선수들은 마치 탈락이 결정되기라도 한 듯 어깨가 처져 있었다.

1승이 아쉬운 한국에는 전반 내내 모로코의 골문이 철옹성처럼 느껴졌다.

후반 이천수의 골이 터진 후 한국의 공격에는 힘이 더해졌지만 더이상 그물을 흔들지는 못했다.

한편 일본은 슬로바키아를 2 - 1로 누르고 2연승, 8강 고지에 올랐다.

애들레이드〓시드니 올림픽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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