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칼럼] 노후준비는 타이어 갈아치우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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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싫은 소리이자 수십 아니 수백 번 들어봤을 법한 얘기를 또 해야 하겠다. 그만큼 중요하고 안 할 수 없는 것이기에.. 바로 노후준비에 대한 얘기이다.

필자가 강의를 할 때 상담신청을 받는데 상담하고 싶은 분야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체크를 하는 것이 바로 ‘노후준비’ 항목이다.특히 나이가 많을수록 즉 30대보다는 40대가 더 많은 비율이고 40대 보다는 50대가 훨씬 많이 ‘노후준비’나 ‘노후대비’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상담신청을 한다.

얼마나 피부에 와 닿으면 그렇게 고민들을 할까라고 생각하다가 다시 이렇게 수십 번 반복했던 얘기를 다시 꺼내려고 한다.

얼마 전 모 신문에서 ‘311만 명 준비 안된 은퇴시작’이라는 제목의 기획기사를 낸 적이 있다.

1955년생 양띠들이 올해로 55세가 된다.전후 세대 중에서 흔히 ‘베이비 붐 세대’라고 하는 이들이 드디어 은퇴를 시작하게 된다.

베이비붐 세대는 한국전쟁 종전 후인 1955년부터 산하제한 정책이 도입되기 직전인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들을 일컫는다.이들 다음이 1968년~1973년까지의 2차 베이비붐 세대가 있지만 일단 1차 베이붐 세대들이 문제이다.

학교의 교실 앞문에 붙어있는 학년과 반 표시가 두 개가 붙어있던 시대였다.즉 한 교실을 아이들이 많아서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누어서 운영했던 적이 있었다.어떤 학교들은 3교대를 돌린 경우도 있었다.

한 반에 28명 남짓했던 요즘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경우겠지만 그만큼 아이들이 많았던 베이비 붐 세대들이 있었다.

이 1차 베이비 붐 세대들이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사회의 하나의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 기사에서 사례로 든 55년생 고등학교 동창생들 10명의 평균 재산은 부동산으로 5억 7000만원과 금융자산이 5000만원이고 필요한 노후자금은 평균 4억이었다. 하지만 현재 연금 등 준비하고 있는 것은 고작 월 120만원 정도라고 한다.

물론 향후 계속 올라가기만 할 물가 상승률은 감안하지 않은 수치이다.미국과 일본도 이러한 베이비 붐 세대가 있고 문제화 되고 있지만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한국의 경우가 가장 심각한 사회 문제화 될 소지가 크다고 할 수 있다.정부는 ‘청년실업’문제에 가뜩이나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에 한창 일할 나이인 55세 전후의 이들에게까지 일자리를 만들어주고 신경 써 줄 겨를이 없는 듯 보인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스스로가 평생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고 스스로가 노후라는 큰 숙제를 해결해야 한다.

일본과 미국의 경우에는 인구대비 비중은 일본이 5%로 훨씬 작고 미국이 30%로 많지만 실제 베이비붐 세대를 지칭하는 출생연도 등이 다르기 사회보장제도나 기타 경제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비교대상은 아니라고 생각된다.그져 우리나라 자체만 보더라도 그 심각성은 크기 때문이다.

성경에서 요셉은 7년의 흉년을 대비하여 7년의 풍년기간 동안 총 수확량의 20%를 비축하였다고 한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겨울을 나야 하는 다람쥐는 두 알의 도토리는 반드시 남겨서 저장해 놓는다고 한다.
우리는 30 : 30 : 30의 시대에 살고 있다.

태어나서 30세가 될 때까지는 자녀의 역할로서 자기계발과 사회적인 정착에 힘을 쓰고 학업과 결혼이라는 큰 인생의 이벤트를 만나게 된다.그리고 한 가정을 이루고 다시 30년 동안 약 60세가 될 때까지 본인 및 부모님을 부양하고 자녀들을 양육하면서 교육시키는 기간을 갖는다.

그런데 이 기간 동안 본인들의 노후준비에는 소홀하다는 것이 문제이다.이후의 은퇴기간(Retirement Period)에는 어떻게 할 셈인가?

적어도 중간의 30년의 기간 동안 충분히 스스로들의 노후를 준비해야 한다. 은퇴(Retirement)의 의미는 Re + tire라고 해서 타이어를 바꾸는 것이다.

차에서 중요하지 않은 부품이 없겠지만 타이어가 아무리 험난한 길이라도 우리를 이끌어 주는 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과연 우리는 우리 타이어의 마모 정도를 알고 차를 몰고 있는가?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할 것이고 코앞에 닥쳐온 우리의 노후라는 험난한 길을 가기 위해서 타이어를 갈 준비를 해야 하겠다.

30년의 남은 준비기간에서 얼마나 남았는가? 그리고 얼마를 허비했는가?

2010년의 시작을 타이어 교체 준비의 원년으로 삼도록 하자.

서기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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