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세 노모 장씨 딱해" 대기자 방북 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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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1백9세 노모의 사망 사실이 밝혀져 상봉단 명단에서 빠질 뻔했던 張이윤씨가 예비 상봉자 1순위에 올라있던 우원형(禹元亨.67.서울 서초구 잠원동)씨의 양보로 방북 길에 오르게 됐다.

張씨는 모친과 조카 2명을 상봉하겠다고 신청했지만 모친의 사망이 확인됨에 따라 '촌수 가까운 생존자가 있는 사람을 우선 선발한다' 는 대한적십자사 기준에 따라 누나.남동생이 북한에 있는 禹씨가 자동적으로 상봉단에 포함됐다.

하지만 禹씨는 9일 "노모의 선물까지 준비하며 상봉을 학수고대하던 張씨의 딱한 처지를 고려, 양보한다" 는 의사를 대한적십자사에 통보했다.

禹씨는 "나야 방북자 명단이 발표되는 순간 가족을 볼 수 없다는 마음의 정리를 했지만 張씨는 충격으로 몸져 누웠다고 들었다" 며 "누나.동생의 모습이 눈에 어른거리긴 하지만 포기하는 게 도리인 것 같다" 고 말했다.

禹씨는 본래 경기도 개풍군이 고향으로 1.4후퇴 때 홀로 국군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왔다가 미수복지로 남으면서 가족과 생이별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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