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투자 이렇게] "박물관 겸업 월 매출 2천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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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1면

도심을 벗어나 전원생활을 하면서 안정된 수입이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경기도 광주군 오포면 신현리의 최창완(47)씨는 박물관 개념을 가미한 레스토랑 '걸리버여행기' 를 운영하면서 두가지 조건을 어느 정도 충족시키고 있다.

최씨의 본업은 골동품을 팔거나 판매가격의 5~10%를 받고 빌려주는 일이다. 녹슨 자동차.마차 등을 활용, 레스토랑 입구를 색다르게 장식했다.

서울 도곡동에 있던 골동품 가게를 처분하고 분당 아파트단지 끝자락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인 이곳으로 옮긴 것은 지난 3월.

"골동품은 많은데 전시할 공간은 부족하고 게다가 점포 주인이 언제 나가라고 할지 몰라 불안했지요. 내 집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습니다."

50평짜리 점포 임대료가 보증금 1억원에 월세 2백만원이나 하는 것도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기회를 보던 차에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다.

1998년 10월, 1년 전에 비해 절반 가격인 평당 75만원에 밭 3백50평을 사들였다. 야트막한 산이 뒤를 감싸고 앞으로는 실개천이 흐르는 곳이었다. 분당이라는 큰 '시장' 에서 멀지 않으면서도 한적한 것이 장점이었다.

최씨는 가게가 서울을 벗어나면 골동품을 찾는 손님이 줄 것으로 보고 별도의 수입원을 찾았고 고심 끝에 레스토랑을 운영하기로 했다.

1층 1백평에 레스토랑과 골동품 전시실을, 2층 46평과 다락방에는 살림집을 배치했다. 산업디자인 전공을 살려 본인이 마감과 실내장식을 했다.

건축비 7억원은 서울 송파동 집을 처분하고 가게 보증금을 되돌려 받은 것에 은행대출을 합쳐 어렵사리 마련했다.

개업하고 4개월이 지난 레스토랑의 한달 매출액은 2천만원으로 운영에는 어려움이 없다.

비교적 빨리 기반을 잡았다는 자체 분석이다. 고무적인 것은 최근 매출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다.

레스토랑 곳곳에 전시된 골동품을 감상하면서 양식을 먹는 아늑한 분위기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덕분이다.

최씨가 영국.네덜란드 등 유럽 여러나라를 여행하면서 구입해온 축음기.램프.라디오 등으로 만든 60평 규모의 전시실 '엔티크 빌리지' 를 구경하는 것은 손님들에게 색다른 경험이다.

연인들이 주로 찾는 여느 레스토랑과 달리 어린이 손을 잡고 오는 가족 단위의 손님이 많은 것이 이 집의 특징이다. 유치원생들이 단체로 견학오기도 한다.

최씨는 이같은 추세라면 연말께 월 매출액이 3천만원은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직원 6명의 인건비와 재료비, 은행이자 등을 빼고도 5백만~6백만원 정도 순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는 레스토랑이 본궤도에 들어서면 골동품 사업에 전념할 작정이다. 집을 짓느라 1년간 손을 거의 놓다시피 했으나 최근 방송국.광고회사에서 촬영에 필요한 소품을 빌려가면서 다시 손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광주〓김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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