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김병현 전반기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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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박찬호(LA다저스)와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올 시즌 중간 평가를 한다면 한마디로 '합격' 이라고 할 수 있다.

박찬호는 최근 4게임에서 승수를 추가하지 못해 '전반기 10승'의 달성하지 못했으나 9승 6패의 성적으로도 기대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지난 9일 시애틀 매리너스와 경기를 끝내고 그 스스로도 "상반기 성적에 충분히 만족한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5위와 팀내 최다승을 기록,에이스 케빈 브라운(8승2패)에 이어 팀내 제2선발로서 자리를 굳건히 다졌다.

특히 지난해 전반기 6승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 보면 부진의 우려를 깨끗이 씻고 ‘안정된 선발감’이라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줬다.그는 유난히 약했던 좌타자 피안타율에서 리그 10위(0.224)까지 올랐고 우타자를 상대로는 4위(0.209)를 기록,볼의 위력이 좋아졌다.

그러나 볼넷(71개)이 매트 클레멘트(샌디에이고 파드리스·74개)에 이어 리그 2위를 기록,제구력 안정이 후반기 숙제로 남았다.

그는 후반기 16 또는 17차례 선발로 등판할 수 있어 전반기 페이스라면 시즌 17승 이상,나아가서는 20승까지 도전할 수 있을 전망이다.

"1백점 만점에 2백점이다”라는 자신의 말처럼 김병현의 전반기는 화려했다.

그는 메이저리그 엔트리 진입-셋업맨 확보-더블스토퍼 진입-최종 마무리 전담이라는 계단을 초고속으로 밟아 올라가며 스타덤에 올랐다.

그는 세이브 8위(14세이브)에다 9이닝당 평균 탈삼진에서 14.7개를 기록,선발투수로 따지면 팀 동료 랜디 존슨(12.3개)을 훨씬 앞서는 놀라운 탈삼진 행진을 펼쳤다.

그는 활처럼 휘어지는 '방울뱀 슬라이더'와 '업슛'으로 불리는 솟아오르는 커브로 언더핸드에 낯선 메이저리거들을 삼진의 제물로 삼았다.그는 첫 풀시즌에서 오는 체력적인 부담감만 극복한다면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까지 노려볼 만하다.

메이저리그 통계전문회사 '스태츠'는 박찬호의 성적을 15승 10패,김병현은 3승 5패 33세이브로 예상한 바 있다.

현재 박찬호의 성적은 예상보다 앞서고 김병현은 예상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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