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로, 북극으로, 하늘로 … 꾸러기들 초대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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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나뭇가지에 구름이 걸려 있네.” 홍비·홍시 남매는 조각구름을 어떻게 할까. 뮤지컬 ‘구름빵’의 한 장면이다. [문화아이콘 제공]

겨울방학이 시작됐다. 추위를 피해 방안에만 있기엔 너무 아깝지 않을까. 놀이도 되고 재미도 있으면서, 교육적인 내용까지 포함된 ‘무언가’가 있으면 참 좋으련만. 이런 까다로운 학부모들의 눈높이에 맞춘 공연들이 겨울방학을 맞아 막을 올리고 있다.

# 박물관은 살아있다

가만히 자리에 앉아 우두커니 보는 공연이 아니다. 체험 연극이다. 눈가리개를 쓴 아이들이 꾸물꾸물한 물체들을 손으로 만지고 냄새도 맡아 보면서 극은 시작된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고분벽화는 감춰진 옛 이야기들을 따라 하나 둘씩 퍼즐을 맞춰가다 보면 어느새 그럴싸한 그림조각으로 완성되고, ‘바보온달과 평강공주’는 그림자극으로 재연된다.

고구려 역사를 테마로 한다. 역사가 딱딱하고 지루하다거나, 혹은 교과서 내용은 무조건 외워야 한다는 편견을 깨준다. 아이들은 활을 직접 쏴 보기도 하고, 연꽃 모양의 종이를 만들기도 하면서 고구려 역사를 몸으로 익히게 된다. 아이들의 참여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1회 공연은 30명으로 제한된다. 연극 바로 옆에서 진행되고 있는 ‘황금의 제국-잉카’(연극 관람권을 가지고 가면 2000원 할인) 전시를 볼 수 있다는 점도 좋다.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연습실, 2010년 1월 8∼31일, 11시·1시·3시 공연(월 쉼), 2만5000원, 02-741-3582.

# 애니멀스쿨2 - 북극탐험대

북극곰은 왜 흰색일까. 털이 흰색이어서? 북극곰이 사냥을 할 때 왜 코를 가리고 하는지도 이 연극을 보면 알 수 있다.

도시에 있는 아이들은 전혀 모르는, 아니 어머니들도 신기해하는 동물의 세계를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숲 개구리가 겨울잠을 자지 않은 채 몸을 꽁꽁 얼려 겨울을 지낸다는 사실이, 아빠 펭귄이 아기에게 젖을 준다는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된다. 따라해 보고, 노래해 보고, 종이도 만들다 보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는 동물들의 모습에 코끝이 찡해온다. 4∼7세 아이가 보기에 적합하 다.

▶서울 대학로 원더스페이스 세모극장, 2010년 1월 31일까지, 1만5000∼2만원, 02-744-1355.

# 뮤지컬 ‘구름빵’

어느 비 오는 날 아침이다. 홍비·홍시 남매는 나무 가지에 걸린 조각 구름을 엄마에게 가져다 준다. 엄마는 구름으로 반죽을 해 빵을 만든다. 향긋한 내음의 구름빵이 몽글몽글하게 구워지고, 구름빵을 먹은 남매는 두둥실 하늘로 솟아 오른다. 남매는 과연 어디까지 날아갈까.

2005년 볼로냐 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됐던 백희나 작가의 스테디셀러 그림책 『구름빵』이 무대로 옮겨졌다. 따스한 스토리는 정서를 보듬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남매는 판타지를 선사하며, 귀에 쏙쏙 감기는 동요는 절로 따라 부르게 만든다.

▶서울 어린이대공원 내 돔아트홀, 2010년 1월 17일까지, 2만5000∼4만원, 02-2261-1393.

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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