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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보양식품으로 무더위 이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오는 11일은 본격적인 무더위를 예고하는 초복(初伏). 더위에 늘어지고 맥을 못추는 가족들을 위해 음식에 신경쓸 때다.

평소 식의동원(食醫同源)을 강조해 온 동일한의원 박석준(41)원장과 한나라한의원 박경미(33)원장 등 두 한의사의 도움말로 여름철을 극복할 동의보감(東醫寶鑑)식 보양음식에 대해 알아봤다.

여름만 되면 사람들이 늘어지는 이유에 대해 두 원장은 "낮이 길고 밤이 짧아져 활동시간과 에너지 소모는 늘어나는 데 비해 휴식시간은 줄어 피로가 축적되기 때문" 이라고 입을 모았다.

여기에 무더위까지 가세해 땀으로 다량의 열량이 빠져 나가므로 체력소모가 심해지고 덩달아 소화기능도 떨어져 입맛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더위를 극복하고 여름을 건강하게 나려면 균형잡힌 영양관리가 필수. 스테미너를 보충한다고 너무 고단백식 위주로 식사하다보면 오히려 영양불균형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부족해도 피로감이 심해지므로 채소와 과일.우유.육류를 충분히 섭취하고 식초나 겨자같이 자극적인 양념으로 입맛을 되찾는 것도 필요하다.

삼계탕은 여름철의 대표적인 보양음식으로 어른과 아이를 따로 가리지 않고 먹을 수 있다.

주원료인 닭은 양질의 단백질로 몸이 허약해 잔병치레가 잦고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들에게 특히 좋다.

한의학에서는 닭 역시 인삼과 마찬가지로 근본 성질이 더워서 속을 덥혀준다. 이 두가지가 함께 요리된 삼계탕을 먹으면 이열치열(以熱治熱)의 효과로 더위를 덜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나 밤에 잠을 깊이 이루지 못하는 사람,가슴이 후끈 달아 오른다고 호소하는 사람들은 피해야 한다.

굳이 삼계탕을 고집한다면 인삼대신 황기를 넣어 주면 된다.

추어탕도 좋은 스테미너식이다. 추어(미꾸라지)는 한의학적으로 맛이 달고 성질이 고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기를 돕고 주독을 풀어주며 갈증을 없앤다. 또 위를 따뜻하게 해 설사를 멈추게 하는 작용도 한다.

특히 추어탕은 속이 찬 사람에게 좋은데 탕안에 들어가는 천초의 뛰어난 살충.해독효과 때문이다.

여름엔 냉수를 자주 마시거나 찬 음식을 먹으면 위와 장이 더 차가워져 소화기능이 둔화되고 설사를 하기 쉽다.

여름철의 대표적인 찬 음식인 냉면을 먹으려면 더운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겨자를 반드시 넣어야 한다.

이는 단순히 맛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몸을 보호하기 위한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쓴 맛은 몸의 기를 메마르게 해 여름에는 좋지 않다.

땀이 나서 모자라는 수분은 쓴 냉커피보다는 담백한 미싯가루를 타서 마시는 것이 식욕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크다.

한여름 과일인 수박과 포도가 몸을 시원하게 해주는 성질이 있는 것처럼 제철에 나는 과일이나 야채만큼 훌륭한 보양식도 없다.

수험생을 위한 보양식으로 머리가 좋아진다는 총명탕이 많이 알려져 있다.

이는 수면부족.과로.운동부족 등으로 인한 인체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기혈의 순환을 돕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총명탕도 기혈의 순환은 외면한 채 몸을 보하는 데만 치중하게 되면 오히려 머리를 무겁게 해 부작용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노인들은 기와 혈이 모두 모자라는 상태에 소화기능도 떨어지므로 속에 부담이 적은 전복죽.메기매운탕 등이 좋다. 날 계란이나 반숙 달걀도 노인들에게는 좋은 보양식이 된다.

유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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