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색공단 내 매립 유연탄 1만6900톤 연료로 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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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대구시 서구 염색공단 공터에 묻혀 있는 유연탄.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파내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시 서구 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 안에 매립된 유연탄이 연료로 사용된다. 유연탄 매립 사실은 지난 10월 시민단체들이 “불법 매립된 유연탄으로 토양오염 등 환경 오염이 우려된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하면서 드러났다.

대구시 성웅경 산업입지과장은 23일 “대한석탄공사의 분석에서 매립된 유연탄을 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와 보일러용 연료로 사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유연탄은 1만6900t(추정)이며 내년 2월 말까지 사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시는 이 유연탄이 1998년 중국에서 수입한 3만2000t 가운데 사용하고 남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환위기 같은 비상시를 대비해 비축했다는 것이다. 매립된 유연탄은 9억여원(당시 수입가격) 어치다. 성 과장은 “당시 공단 측이 이사회를 열어 비축 방법을 논의한 끝에 휘발성분이 있는 유연탄을 땅에 묻기로 한 것”이라며 “이를 위해 공단 측이 사유지 일부를 사들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공단 측은 열병합발전소 뒤 공터에 길이 250m, 폭 16m에 3∼4m 깊이로 유연탄을 묻은 뒤 블록을 깔아 주차장으로 사용해 왔다.

시는 지난 9일 토양오염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채취한 시료 검사결과가 24일 나오면 그에 따라 오염 토양의 정화조치명령 등 행정처분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대구참여연대·경실련·환경운동연합은 공동 성명을 내고 대구시를 비판했다. 참여연대 강금수 사무처장은 “유연탄을 묻은 뒤 그 위에 주차장까지 만들어 놓고도 비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대구시가 염색공단을 두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권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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