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기 왕위전] 이세돌-원성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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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매의 발톱같은 흑19, 백의 응수는?

제1보 (1~19)〓유창혁9단은 안조영5단을 꺾고 이세돌3단은 윤현석5단을 이겼다.

조훈현9단과 서봉수9단도 원성진2단과 양재호9단을 각각 격파했다.

본선 5~8국까지의 결과인데 각자 두판씩 치른 결과 조훈현.서봉수.이세돌이 2승, 유창혁.원성진은 1승1패, 양재호.윤현석.안조영은 2패를 기록했다.

이 판은 본선 제9국. 말하자면 본격적인 도전권 다툼으로 접어드는 제3라운드의 첫판. 이창호의 뒤를 노리는 신예 강자 이세돌(17세)과 원성진(15세)이 날카롭게 격돌했다.

승부세계는 나아갈 때 빨리 나아가지 못하면 금방 뒤에서 쫓아온다.

지난해 李3단이 멈칫거리는 사이 원성진이란 새 얼굴이 나타났고 그는 올해초 17연승을 기록하며 순식간에 강자로 떠올랐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이세돌의 연승행진은 어쩌면 '원성진 효과' 인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세돌은 멀리 비금도(飛擒島)를 떠나 서울에 온 이래 지금처럼 신중하고 다부진 모습을 보여준 적은 없다.

우하의 정석에서 16은 중앙을 중시한 수. 이창호9단은 17의 선수 한방이 견딜 수 없었던지 먼저 17에 두고 흑으로부터 A를 당한 일이 있다.

A가 아프냐, 17이 더 아프냐. 바둑에선 기풍에 따라 아픔점도 달라진다.

19가 최신의 수법이다.

평범하게 둔다면 '참고도' 흑1~백4. 19는 백이 둘 곳을 먼저 빼앗으며 A의 끼움을 노린 강수인데 백의 응수가 궁금하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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