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기 왕위전] 윤현석-서봉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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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尹5단 맹추격에 徐9단 패로 강수

제6보 (108~133)〓108부터의 타개는 훌륭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16으로 응수를 본 다음 120에 젖히는 것이 수순. 백 '가' 로 끊고 나가는 수가 있어 흑 121의 지킴은 필연인데 이때 122에 두어 선수로 살아버렸다.

흑의 徐9단이 약간 늦춘 탓일까. 아마도 그럴 것이다.

수순으로 보면 흑도 흠잡을 데 없이 둔 것같지만 徐9단의 수들은 공격보다는 두터움 위주로 흘러가고 있다.

혹시라도 좌변에서 중앙을 거쳐 우변까지 장대하게 뻗어 있는 대마가 곤마가 되는 불상사가 일어나서는 안되니까 조심하고 있는 것이다.

부자 몸조심이 다른 게 아니다. 형세가 유리하면 걱정도 많아지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바둑은 갑자기 어울린 느낌을 준다.

124로 하변을 지키자 백도 실리로는 순식간에 따라붙은 양상이다.

徐9단이 129로 패의 불안을 없애고 尹5단이 장고 끝에 130으로 요소를 둔 시점에서 계산해 보자.

흑은 상변이 35집. '나' 의 젖혀이음이 선수인 만큼 이곳에서 뻗어나간 길다란 흑대마도 대략 7집은 있다고 봐야 한다.

우하 흑은 9집 정도. 좌하는 미지수. 흑이 '다' 로 막으면 12집이 나지만 백이 '라' 로 뛰어들어 오면 백집이 생기는 수도 있다.

대략 5집으로 쳐주면 전부 합해 56집쯤 된다.

백은 좌상이 8집이고 우중앙이 6집, 좌변이 10집쯤 된다. 우하는 약 14집. 만약 하변이 그대로 집이 된다면 이곳도 10집은 충분하다.

덤 5집반을 합해 전부 53집반.

여전히 흑은 2집반쯤 앞서 있고 또 전체적으로 두터워 차이를 더 벌릴 수 있는 국면. 그러나 자칫 하변이 15집쯤 나버리는 날엔 역전도 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徐9단은 여기서 131로 거꾸로 패를 내는 강수를 두었다.

그 다음 팻감으로 133에 파고들어 일전을 결행할 뜻을 드러냈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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