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기 왕위전] 양재호-이세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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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梁9단, 돌을 버리는 苦肉策을 쓰다

제2보 (22~44)〓백△ 두점과 흑▲ 두점이 팽팽히 노려보고 있다.

그러나 백의 梁9단으로서는 이 싸움이 은근히 켕긴다. 흑돌은 여기저기 널려 있는데 백은 사방 10리 안에 원병이라곤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10분을 고심하다가 22로 파고들었다.

일종의 사석전법이다.

'참고도1' 처럼 두면 편안하지만 치열한 기풍의 梁9단은 이런 식으로 느슨하게 집을 지어주는 바둑을 도저히 둘 수 없다.

23으로 나왔을 때 24의 한수가 검토실의 비판을 받았다.

'참고도2' 백1에 두면 흑2의 들여다보기가 타이밍이어서 백5 때 흑6의 반격이 성립한다.

梁9단은 이게 싫어 24라는 좀 무식한 수법을 구사했다. 하지만 서봉수9단은 "그런 수는 도저히 둘 수 없다" 며 차라리 '참고도2' 가 낫다고 말한다.

흑이 6으로 두는 것은 백A의 반격을 받아 흑도 위험하다는 것이다.

아무튼 흑의 이세돌은 편하다. 24에는 25로 두고 26에는 27로 붙이는 등 흐름에 따라 흘러가기만 하면 된다.

34는 예정코스. 백은 4점을 사석(捨石)으로 하여 일단 위기를 넘겼으나 전체적으로 흑이 두텁다.

다만 35는 그냥 '가' 에 두어야 했다.

박치문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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