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프리즘] 구제역·집단휴진 걱정 "뒤숭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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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구제역(口蹄疫)발생 이후 '이것으로 끝장날지 모른다' 는 불안감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 경기도 포천에서 양돈업을 한다는 한 청년의 절규가 남의 일로 보이지 않았던 한 주였다.

'돼지에게 전염되면 어쩌나' 하는 1차 생산자의 걱정부터 '햄.소세지 판매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 는 소매상의 한숨까지 '구제역 공포' 는 광범위하게 퍼져 나갔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은 정부기관의 대응에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가축이 쓰러져가는 걸 보다 못한 농민들이 시청을 찾아가 소독을 부탁했더니 '돈 내면 소독해주겠다' 고 말했다고 한다. 농민들이 낸 세금은 다 어디로 가고 소독 하나 해주지 못하나" (윤기남.학생)라고 한탄했다.

한 인터넷 독자(ro3744)는 "구제역 파장이 생긴지 며칠이 지나도록 정확한 발병원인을 모른다니 이해가 가지 않는다. 괜히 황사현상만 갖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 는 의견을 제시했다.

언론이 이 파동을 대서특필하자 자제를 요청하는 축산업 관계자의 투고도 많았다.

아버지가 축산업을 한다는 한 학생은 "구제역이 발생한 일본을 보면 방역작업은 발빠르게 하고, 언론은 보도를 자제했다" (whangdhyun@yahoo.com)면서 자극적인 보도행태에 불만을 떠뜨렸다.

최근 의약분업 반대를 외치며 동네병원 집단 휴진사태가 발생하자 이에 대한 비난도 많았다.

주부 김미경씨는 "아이가 목이 붓고 열이 나 근처 병원에 갔더니 문이 닫혀 있었다. 다음 병원, 그 다음 병원도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아픈 환자를 놔두고 의사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인가" 라며 분노했다.

한편 독자들은 최근 탤런트 C모씨와 가수 K씨의 결혼식에 대해 허탈감을 느끼기도 했다. 주부 강경옥씨는 "결혼 행사비는 1억원, 신혼여행비는 4천만원이라니 황당하다. 국민 대다수가 경제한파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는데 공인이 그렇게 화려한 결혼식을 올려야 하는지 의문" 이라고 꼬집었다.

박지영 독자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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